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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벽 허문 7인 7색 이색전시회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1-12-06 19:32 게재일 2011-12-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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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시안미술관 특별기획전시 `장소의 기억`전 내년 3월말까지

영천 시안미술관(관장 변숙희)이 내년 3월말까지 전관에 마련하는 `장소의 기억(Memory of place)`전은 외부의 역량 있는 기획자를 초대해 기획한 특별전이다.

전시는 개성 있는 기획을 견지하는 대안공간으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공간화랑의 큐레이터인 고원석씨가 기획했다.

전시장은 미술관의 건축적 특징과 장소의 맥락을 기반으로 새로운 해석의 결과를 보여주는 7명의 작가들의 조각사진·영상·설치 작품들로 꾸며졌다. 참여 작가들은 모두 미술관의 특수한 장소성에 대한 깊은 성찰과 사유의 과정 속에 각자가 가진 작품세계를 결합시킴으로써 새로운 개념의 지평을 보여준다.

우선 3층 전시장엔 구현모, 김승영, 진은수 작가가 공동작업한 설치작품이 전시돼 있다.

미술관 뒷뜰 한켠에 오랜 기간 존재해왔던 낡고 작은 창고를 전시장으로 옮겨 놓은 것이다. 이 경성(傾性)의 대상을 10여m 이동시키기 위해 동원된 비용과 노력을 감안해보면 예술이 경제적 효율성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진 것인지를 실감하게 해 준다.

1층 전시장 입구에는 박홍순의 사진작업들이 선보이고 있다. 그의 작품은 오랜 시간 자신이 거주해 온 지역 인근에 존재하고 있는 서울의 `한강`이라는 장소에 대한 실존적 체험과 그 기억의 편린들이다.

1층 전시장 중앙에는 임승천의 설치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임승천은 가상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그 이야기 구조를 기반으로 평면부터 공간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그가 제시하는 이야기의 서막은 대규모의 토지 개발공사 등으로 인한 집단이주와 같은 사건에서 비롯된다. 장소의 상실이 주는 절박함이 원인이 돼 집단 이주를 떠나는 사람들과 그 이주의 과정에서 태어난 주인공, 그리고 그 주인공이 유랑을 하는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세계들의 모습으로 이어지는 그의 이야기들은 현실의 장소 혹은 가상의 장소에 기반을 두고 있다.

1층 전시장의 안쪽에선 박형근의 사진작업을 만날 수 있다. 그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내뿜는 장소의 분위기를 사진으로 표현함으로써 이성과 감성이 교차하는 묘한 지점을 잡아내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1층 별관에 선보이는 박기진의 작품은 물이라는 대상을 하나의 거대한 장소로 인식한 작가의 해석의 결과물이다. 바다라는 거대한 존재를 배경으로 한 물의 영속적 순환구조로부터 분리된 물들이 최후를 맞이하는 곳이 호수라는 것에 대한 작가의 생각은 아프리카의 두 개의 호수, 말라위와 탕기티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오래 전 원래 하나의 해연(海淵)이었다가 지각 변동으로 판이 움직였을 때 각각 갈라져 나가며 서로 떨어진 곳에 갇히게 된 것이 이들의 운명이다.

문의 (054)338-9391.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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