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아무리 허물없이 친한 사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것이 우리의 문화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최소한의 예의와 부드러운 말투는 사라지고 막말을 남발하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 젊은 사람들은 온·오프라인에서 막말을 남발하면서도 아무런 죄의식이 없다. 자신들만 아는 은어를 만들어 쓰기도 하고 욕을 아무렇지 않게 쓰고 있다. 최근 초·중·고등학교에서 하루 동안 학생들의 대화를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이 욕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젊은 사람뿐만 아니라 나이 지긋한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다. 사람이 가장 아름다울 때가 젊은 날이라지만 품격을 갖춘 나이 든 사람의 멋도 그 못지않을 것이다. 사람의 품격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말이 아니겠는가.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젊은이를 보고 “이놈아 자리 비켜라” 혹은 “버릇없이 늙은이가 서 있는데 새파랗게 젊은 게”라고 말하기보다 “젊은이, 내가 다리가 아파서 그런데 자리를 양보해줄 수 있겠나?”라고 말한다면 보통의 사람이라면 맞잡고 싸울 젊은이가 어디 있겠는가. 젊은이, 노인 할 것 없이 서로 배려해 부드럽게 얘기한다면 싸움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격도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이에 세상이 달라졌다고 한탄할 게 아니라 자신의 품격에 맞는 언행을 하고 자신을 한 번쯤 되돌아보는 게 어떻게 생각해본다.
/김영민(김천시 모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