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원내사령탑은 `170여석의 거함`을 이끌며 내년 총선 승리를 견인하는 동시에 정권 재창출의 디딤돌을 마련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는 점에서 누가 지휘봉을 거머쥐게 될지 벌써부터 정가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달 2일 또는 3일 실시될 원내대표 경선을 20여일 앞둔 10일 현재 친이(친이명박)계 3선인 안경률, 이병석 의원, 중립 성향의 4선 황우여, 3선 이주영 의원 등 4명이 신발끈을 조이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는 없는 상태다.
공개 선거전의 신호탄은 경북 포항 북구의 이병석 의원이 쏘아올렸다. 이 의원은 지난 8일 당 의원총회에 앞서 의총장에 입장하는 의원들에게 고개 숙여 `한 표`를 부탁했고, 경선에 함께 나설 정책위의장 후보로 3선의 박 진 의원과 손잡는 등 진용 갖추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해 경선 막바지에 후보에서 사퇴,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양보한 점을 들어 `준비된` 원내대표 후보로서의 이미지를 알리는 동시에 정권 창출그룹의 `책임정치`를 통한 정권 재창출 의지를 과시하는 한편 TK(대구·경북) 소외론과 역차별론 등을 호소하면서 표심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기장을의 안경률 의원은 총선 승리와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당의 통합을 꼽고 있다. 당 사무총장 등 풍부한 당무 경험을 활용해 자신이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안 의원은 `친(親)서민 민생정치`를 키워드로 한 당의 혁신을 의원들에게 약속하고 있다. 이를 실천에 옮기기 위해 `깜짝 놀랄만한` 수도권 출신의 역량 있는 의원으로 정책위의장 후보를 물색 중이라고 한다.
`예비후보` 중 유일한 수도권(인천 연수) 출신인 황우여 의원은 온화한 이미지와 함께 자신이 당내 계파대립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 경남 마산갑의 이주영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이미지가 중요한 만큼 이제는 주류가 아닌 당의 화합·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립` 의원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며 호소하고 있다.
차기 원내사령탑 선거구도는 어느 때보다 복잡한 양상을 띨 전망이다.
최대 계파인 친이계 안경률, 이병석 의원의 양강구도를 점치는 시각이 적지 않지만 친이계 표의 분산, 80명에 육박하는 친박계 및 중립그룹의 선택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