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은행 포항본부에 따르면 올해를 제외하고 2000년대 들어 포항지역의 무역수지 흑자는 2000년 10월부터 2001년 2월(5개월 연속)까지와 2005년 1월(1개월)의 2차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0년 10월부터 5개월 연속 흑자는 수출이 일정한 가운데 수입이 급감한 데 기인했으며, 2005년 1월에는 수출이 증가하고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수출과 수입이 모두 감소세를 보이다가 수출이 수입보다 조기 회복한 점이 특징적이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한 원/달러 환율의 상승, 철강제품 및 철강 원자재 가격의 하락세 지속을 올해 포항지역 무역수지의 주요 흑자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포항지역 무역수지 흑자는 환율이 10원 상승할 경우 560만달러가 늘어나고, OECD 경기선행지수가 1포인트 높아지면 1천240만달러가 확대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철강재 가격이 1%포인트(전년동기대비) 상승 시 포항지역 무역수지 흑자는 178만달러 정도 축소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최근의 세계경기 회복 조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 4월 이후 세계경기의 조기 회복 가능성이 증대됨에 따라 포항지역의 주력 수출품목인 철강제품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출 회복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철강제품의 품목에 따라 가격 하락폭이 달랐던 점도 포항지역 철강수출입의 무역수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국제 철강가격 동향 결과, 포항지역 주요 수입제품인 선철, 슬래브, 중후판, 열연강대 등의 가격은 지난 5월부터 크게 인하된 반면, 주요 수출품인 냉연강대, 강관 등의 가격 인하폭은 비교적 제한적인 형태를 띠었다.
여기에 더해 포항지역 수입 중 30~40%를 차지하는 철강 원자재(유연탄·철광석 등)가격의 하향 안정세도 수입 확대를 억제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연탄은 올해 들어 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며, 철광석 가격의 경우 포스코에서 지난해 5월 연간 계약을 체결한 이후 변하지 않은 데다가 올해 5~6월께도 약 30% 인하된 가격으로 연간 계약이 체결됐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적 시세에도 불구하고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아직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경기의 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전반적인 철강류의 수입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환율이 낮아지고 철강제품 가격은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포항지역의 무역수지는 다소 악화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환율이 1천200원대로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철강제품 가격은 상승으로 돌아서고 있어 포항지역의 무역현황은 단기적으로 볼 때 지금보다 하락할 수 있다”면서 “원가절감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 유이자부채비율의 축소,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및 신기술개발능력 강화 등을 꾸준히 지속해야 국내외 경기변동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우기자 beat08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