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시승격·녹색성장 화두로 지역민 조우
이인기(경북 고령·성주·칠곡) 의원이 자전거를 탔다. 평소에도 가끔 자전거를 애용하는 이 의원은 자신의 자전거를 서울에서 공수, 지역구인 칠곡과 고령, 성주 등지를 누볐다. 장장 266㎞, 1박2일에 걸친 대장정이다. 물론 이 모든 구간을 자전거로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읍면만 26개가 될뿐더러, 자전거로 이동하기에는 어려운 곳도 많다. 더군다나 말이 쉬워 266㎞이지, 이를 실제로 자전거로 이동한다면 1박2일의 일정으로는 어림 없다. 특히 이 의원의 자전거 종주에는 민생탐방과 함께, 의정보고라는 또 다른 의미도 있다. 지역구가 워낙 넓어 시간을 내어 국회에서의 활동을 알리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칠곡군 동명에 가서는 대구지하철 3호선 연장을 놓고 보고를 했으며 가산에 가서는 각종 도로의 건설과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에 대한 계획을 이야기했다.
◇ 마른 몸, 체력은?
국회에서 이인기 의원이 없을 때, 다른 동료 의원이나 기자들이 하는 말이 있다. 바로 “피죽도 못 얻어 먹은 몸이다”는 것. 물론, 3선의 이 의원이니 이를 대놓고 말하지는 않는다.
여기에다 이 의원이 자전거 종주를 하는 18일과 19일의 전국 날씨는 찜통이다. 최고기온이 31도에서 33도이니, 더 덥다는 대구 인근의 고령과 성주, 칠곡은 그야말고 체감기온 40도를 육박한다. 또 그뿐이면 말을 하지 않는다. 자전거를 타기 위해 짧은 여름 옷을 제쳐두고 긴 옷을 입었으며 안전을 위해 헬맷까지 착용했다. 실제로 에어컨을 틀어놓은 차 밖을 나와 있으면 10분도 안돼 등 뒤로 땀방울이 흐른다. 그러다보니 이 의원은 물론이거니와 같이 동행하는 당직자들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의원 역시, “날씨도 더운데 많이 힘드시겠어요”라는 말에 그저 헛웃음만 지을 뿐이다.
이같은 모습은 점심 이후의 오후에 들어가면서 더욱 심해졌다. 이 의원 역시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만 “오후에는 인구 3만 이상의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기 때문에 힘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연신 얼음물과 땀 닦을 수건을 찾는다.
◇ 즉흥적 스타일?
이인기 의원은 약간 즉흥적 스타일이다. 하지만 그 준비과정은 꼼꼼하게 챙긴다. 당직자들이 들고 있는 이 의원의 자전거 종주 계획을 보면, 시간 배정과 도로에서의 유턴 과정, 그리고 각종 계획들이 나열되어 있다. 그 이름도 `시나리오`다.
사실 이번 이 의원의 자전거 종주도 즉흥적 계획이었다. 지난달 유럽을 방문했던 이 의원은 그곳의 우리측 대사로부터 “덴마크의 총리와 장관이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5일에 걸쳐 자전거로 이동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국회 의원회관으로 전화를 걸어 “계획을 짜라”고 지시했다는 것.
여기에다 이날 역시, 들르는 곳마다 예정에 없던 인사말과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이 의원을 수행하던 당직자들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 이 의원은 아예 쓸 것과 메모지를 준비해서 소개를 이어간다. 그것이 예의라는 것.
다만, 이 의원은 준비된 계획과 시간 엄수를 생명으로 알고 있다. 이날 이 의원은 자전거 종주의 시간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화두는 녹색성장?
이인기 의원의 화두는 칠곡군의 시승격과 녹색성장이다. 특히 국회 기후변화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의지는 굳건하다.
이 의원은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가전체를 녹색으로 이끌기 위해 사회지도층이 행동으로 시도를 해보아야 한다”며 “지역구 내의 자전거 도로를 넓혀가고 조그마한 것부터 시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 의원의 이날 자전거 종주는 지역구내의 자전거 도로 건설과 각종 녹색성장과 관련한 탐방의 성격이 짙다. 이 의원 역시, 이를 염두해 둔 듯 “지역구 내의 자전거 도로 현황에 대해 조사하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다만, 지역구가 대도시와는 다른 분위기라는 것이 문제. 이날 행사에서도 참가자들의 대부분은 당직자들이었으며, 일반인의 참가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인지 이 의원이 표정이 어두운 부분도 보였다.
하지만 점차 이러한 부분을 넓혀 가겠다는 것이 이 의원의 생각이다.
/박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