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이씨의 남편 또한 여행업체를 운영하고 있기에 해당 업체에 애원에 가까운 읍소로 간신히 환불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불경기를 맞아 최근 일부 여행업체들이 저가 국내관광으로 서민들을 끌어들여 고액의 가짜 건강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등 뒤틀린 변칙 관광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 저가 관광업체는 1만원 안팎의 요금에 식사 무료 제공이라는 미끼로 고객을 모집하고 있으나, 목적은 사전에 계약돼있는 건강상품 등 쇼핑업체에 손님들을 데려가 물건을 사도록 한 뒤 판매금액의 일정 부분을 커미션으로 받는 데 있다.
저가라는 메리트에 아무 생각 없이 관광에 나선 고객들은 처음에는 여행업체가 쇼핑몰에 데려가도 아무것도 사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털어놓는다. 전에 동일 제품을 샀더니 좋다고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옆에 바짝 붙어 서서 부추기는 사람 등 뭐라도 하나 사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로 몰고 간다는 것.
여기에 치솟는 기름값에 아침, 점심, 저녁 세끼 식사를 무료 제공하고 나면 업체는 남는 게 뭐가 있을까 하는 데 생각이 미치면 괜스레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작은 것 하나라도 사야지 하는 약한 마음이 든다는 게 저가 관광을 다녀온 이들의 전언이다.
이들 저가 관광업체는 한 번의 관광에서 한두 손님만 물건을 사면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알려지고 있다.
조성래 두발로여행사(대구시 중구 남일동) 대표는 “환율급등에 신종플루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현재 여행업계는 IMF 때보다 더 어려운 최악의 상태를 맞고 있다”면서 “중소 업체 상당수가 가만히 있다가는 가까운 시일 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하면서 이같은 변칙 관광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현주기자 s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