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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위에서 춤 추면 웃음이 절로 나요”...오리온스 치어리더 ‘왕언니’ 김순희씨

권종락 기자
등록일 2006-04-05 19:17 게재일 200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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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적으로 힘든 점도 있지만 코트 위에서 춤을 추면 부끄러움도 사라지고 웃음이 절로 나요”


프로농구 대구 오리온스 치어리더 팀장 김순희(28)씨는 대구 실내체육관에서는 ‘왕 언니’로 통한다.


오리온스 치어리더 팀 ‘레크맨’에 몸을 담은 지 어느덧 9년째 접어들면서 맏언니 역할을 도맡다 보니 자연스럽게 붙은 별명이다.


‘레크맨’에는 여자 치어리더 8명과 남자 2명 등 모두 10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평균 연령은 24세 정도. 1988년부터 코트를 뜨겁게 달군 김씨의 나이가 제일 많다.


오리온스는 프로농구 치어리더 중 김씨 경력이 가장 길다고 설명하지만 무대에 올라섰을 때 그녀는 나이를 초월한 듯 했다.


경기 시작 전과 작전타임, 하프타임 때 176㎝의 늘씬한 키에 긴 생머리를 휘날리는 그의 현란한 몸 동작에 관중은 넋을 잃고 시선을 떼지 못했다.


김씨는 “평소에는 소극적인 성격에다 노래를 시켜도 얼굴이 빨개지는데 춤출 때만큼은 부끄럽지도 않고 웃음이 절로 나온다”며 발산하는 끼를 감추지 못했다.


경력이 오래되다 보니 그의 팬 연령층도 다양해 싸이월드에 개설된 팬클럽 카페 회원만 5천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예전의 팬들이 관중석에 내건 ‘Best 스마일’ ‘치어리더 계 미소 천사’ ‘오리온스의 여신’이란 자신의 별명들이 담긴 플래카드는 이제는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김씨는 “나이가 들면서 4년 전부터는 자신의 팬들도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아직도 골수팬이 남아 있어 화이트데이와 생일 등 여러 기념일에 디지털 카메라와 상품권, 목도리, 티셔츠를 선물로 받기도 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춤이 좋아서 또 농구 선수들의 열정이 좋아서 김씨는 치어리더를 계속하고 있지만 어려움도 적지 않다.


한 경기에 나오는 5∼6곡에 맞춰 춤을 추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2∼3시간씩 모여 안무 연습을 해야하고 아프거나 감기에 걸려도 코트 위에서는 절대 내색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치어리더는 보통 경기당 10만∼15만원에 한달 50만∼60만원 정도의 많지 않은 수입을 올려 농구 경기가 없을 때면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나 모꼬지 등 각종 행사에서 공연하고 비수기 때는 프로야구 치어리더로 활동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중학교 때는 춤을, 고등학교 때는 이상민과 우지원 등 농구선수를 좋아해 마침내 치어리더 계에 발을 담게 됐다는 김씨의 꿈은 대학 강사.


지금도 경기가 끝난 뒤 밤 늦은 시간이나 새벽에도 책과 씨름을 벌이며 개인 공부를 한다는 그는 “일단 맏언니로서 모범을 보이며 코트 위에서 활동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나중에는 대학교에서 스포츠 이벤트를 강의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씨는 5년 전 대구의 한 전문대학에서 비서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우리 팀이 우승하는 게 바람”이라는 김씨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한마디도 전했다.


“농구장은 덜하지만 야구장에서 응원할 때면 일부 관중은 밑에서 사진을 찍거나 레이저로 비추기도 하며 짓궂기도 해요. 그리고 몸이 아프고 힘들어 눈물이 날 때도 있어요. 하지만 팬들에게서 한 마디의 격려만 받아도 큰 힘을 얻거든요. 경기에 지더라도 야유보다는 ‘수고했다’고 격려할 수 있는 응원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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