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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칼럼 - 야간운전과 도로조명

등록일 2006-08-25 20:50 게재일 200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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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절반을 차지하는 밤, 사회의 산업화와 직업의 다양성으로 자동차는 밤에도 쉴세없이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주간과는 달리 야간에는 조명에 의해서만 시야가 확보되며, 인간의 생체리듬을 거슬러 활동해야 하는 여러 가지 약점들을 안고 있는 운전의 취약시간이다.

교통사고의 통계만 보더라도 주간의 교통사고 치사율 3.2%에 비해 야간은 5.6%로 치사율이 높아진다. 치사율이 높다는 것은 사망자수를 많이 동반하는 치명적인 교통사고를 의미한다. 특히 주행속도가 높은 고속도로에서의 야간 교통사고 치사율은 15.8%로 교통사고의 치명도는 증가하게 된다.

야간 교통사고는 도로교통환경이 어둡다는 조건으로 인하여 운전중에 필요한 정보가 부족하여 위험예측능력이 저하되고, 집중력이 침해받게 되며, 그리고 교통신호, 일단정지등의 교통법규를 무시하는 운전행동으로 표출된다. 그리고 야간에는 교통량이 적으므로 교통법규를 무시하게 되고, 긴장이 이완되어 운전에 필요한 적정수준의 긴장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운전자는 과속운전의 유혹을 느끼게 된다.

야간운전의 위험성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운전자의 시각능력을 보완해 주는 도로조명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주 평면교차로 47개소에 1964년∼1974년 사이에 도로조명시설의 설치 전후 3년간의 교통사고의 비교결과, 설치후의 야간교통사고가 설치전에 비해 약52%가 감소하였으며, 교차로의 구조가 복잡할수록 조명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그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영국에서 1973년∼1974년 사이 겨울, 도로조명을 50% 소등시킨 결과 1972년∼1973년 동기간에 비해 시가지 도로에서 주간에는 교통사고 사망자가 6%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야간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12% 증가했다는 결과도 나왔다. 많은 연구결과가 도로조명이 교통사고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으며, 이것은 도로조명이 야간운전행동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음을 의미한다.

야간운전은 시야의 범위가 좁아져서 특히 조명이 없는 도로에서 운전자의 시야는 전조등이 비추는 범위(보통 윗방향으로는 100m, 아랫방향으로 40m)까지 밖에 볼 수 없으므로 보행자나 위험 물체의 발견이 늦게 된다. 또한 밤중의 보행자는 복장이 검은색일수록 빛이 흡수되어 잘 보이지 않으며, 자기 차와 마주오는 차의 전조등 불빛이 마주쳐서 눈이 부시거나 증발 현상이 발생하여 도로를 횡단하고 있는 보행자가 보이지 않게 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더욱이 주로 술을 마시게 되는 야간에는 술취한 사람이 갑자기 도로에 뛰어들거나,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운전자의 신체특성에도 야간운전은 변화를 주는데 운전자의 원근감과 속도감의 둔화가 그것이다. 특히 조명이 없는 도로에서는 주변의 상황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과속으로 주행하기 쉬워진다.

이러한 약점들로 인해서 야간운전에서는 주간의 경우보다 사망사고의 비율이 높아 지게 되는 것이다.

야간에 안전한 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중앙선으로부터 조금 떨어져서 주행해야 한다. 밤에 운전할 때에는 중앙선을 침범해 오는 차나, 도로를 횡단하려고 중앙선 부근에 서 있는 보행자와 충돌하기 쉬우므로 중앙선에 바짝 붙지 말고 조금 떨어져서 주행해야 한다.

또한 야간에 앞차의 미등만 보고 주행하면 길가에 정지하고 있는 자동차까지도 진행하고 있는 차로 착각하기 쉬우므로 차로 등을 잘 살펴보면서 주행해야 한다.

시야가 나쁜 교차로에 진입할 때나 커브길을 돌 때에는 전조등을 아래 위로 번갈아 비추어 자기 차가 접근하고 있음을 알리는 방어운전이 필요하다.

밤에는 신경이 피로해져서 졸음이 오기 쉬운데, 이 때에는 곧 운전을 중지하고 휴식을 취하거나 교대운전을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밤에 혹여 있을지 모르는 보행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교차로를 통과할 때에는 신호에 따라 진행하더라도 위험하므로 낮의 경우보다 느린속도로 통과해야 한다.

자동차의 증가, 사회 경제적 생활양식의 변화에 따라 야간운전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야간 교통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이순열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경북지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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