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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우수인재 쏠림 심화… 해결책 없나?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3-02-26 20:01 게재일 2023-02-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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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원확대안 의료계서 반발<br/>의사 수 부족으로 재검토 목소리<br/>수도권 중심 인기분야 집중 대비<br/>재정적 보상 등 확실한 대안 마련<br/>블랙홀현상 ‘완화·폭발’ 두고 신중

최근 의과대학의 인기가 날로 고공행진하면서 의대가 우수 이공계열 인재들을 닥치는 대로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부가 반도체 인력 양성을 핵심 국정과제로 반도체학과 지원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음에도, 정작 해당 학과에 합격한 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위해 대거 등록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 역시도 ‘의대 쏠림’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모양새다.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의대 쏠림’현상의 부작용을 지적하고 있어, 실효성 있는 해결책이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교육부에 따르면 의과대학 정원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18년째 3천58명으로 동결돼 있다.

앞서 정부는 2020년에 의대 정원을 10년에 걸쳐 모두 4천명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가 의료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원점에 재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정부 안팎에서 다시 거론되는 의대 증원 논의는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뇌심혈관계 등 필수의료 분야의 의사 수 부족 문제가 심각하게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그로 인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의사단체와 의정협의를 재개하며 의대 증원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올리겠다고 밝혔지만, 증원 규모와 시점 등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의사 수 확충을 위한 의대 증원이 결과적으로 ‘의대 쏠림 현상 완화’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의사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기대 소득 수준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의대 인기도 지금보다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이는 의대 쏠림 현상이 결국은 다른 이공계 직종과의 소득 수준 격차, 처우 격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인식에 기반을 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의대에 가는 통로를 넓히면 오히려 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국가적 통제가 없으면 지방에서 수도권 병원으로의 의사 쏠림, 필수 의료가 아닌 인기 진료 분야로의 쏠림 또한 여전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공계 인재 유출 완화’를 위해서는 이공계로 진입했을 때 보장되는 심리적, 재정적 보상을 늘리는 확실한 대안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정원을 늘리면 오히려 의대 쏠림 현상이 폭발할 수도 있다”며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의대 정원을 늘리면 기회가 상대적으로 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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