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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초·중·고 10곳 중 4곳 ‘석면 학교’

피현진기자
등록일 2022-06-15 20:21 게재일 2022-06-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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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환경운동연합 도내학교 분석<br/>  1천661곳 중 41% 발암물질 노출<br/>  석면피해구제자 3명 중 1명은 사망<br/>  교육부 2027년까지 전면제거 추진<br/>“작은 석면조각도 매우 위험” 경고

경북도내 초·중·고등학교 10곳 중 4곳이 여전히 1급 발암물질인 석면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경북환경운동연합(포항, 경주, 안동)과 환경보건시민센터, 전국학교석면학부모네트워크,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등에 따르면 도내 전체학교 1천661곳 중 약 41%인 681곳에 석면건축물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석면 건출물은 유치원 199개, 초등학교 264개, 중학교 115개, 고등학교 100개, 기타학교 3개 등이다.

석면학교의 비율로 보면, 고등학교가 54%로 가장 높았고 초등학교 52%, 중학교 43%, 유치원 29%의 순으로 확인됐다.

특히, 2015년 19세에 석면암인 악성중피종이 발병해 왼쪽폐를 제거하고 투병 중인 안현준씨가 당시 다니던 포항의 한 초등학교 교실과 세면장의 천장시료를 채취해 분석해보니 각각 백석면 3%가 분석됐다.

안씨는 “초등학교에 다닐때 천장보수공사를 자주했고 교실에 먼지가 많았다”고 기억했다.

석면은 악성중피종암, 폐암, 석면폐, 후두암, 난소암 등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로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신규 석면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기존에 사용된 석면건축물의 안전관리와 석면제거가 중요한데 교육부는 오는 2027년까지 학교석면을 전면 제거하기로 했으며, 전국 시·도교육청이 학교석면 관리주체로 매년 석면 제거를 추진하고 있다.

석면에 의한 악성중피종 등 발생 사례가 나타나자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석면피해구제법도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5월 말까지 6천102명이 피해자로 인정됐다. 이 중 1천16명은 신청 당시 이미 사망했고, 1천21명은 인정 이후에 사망해 사망자는 전체의 33% 2천37명에 달했다.

석면피해구제인정자 3명 중 1명이 사망한 셈이다. 석면피해자로 인정된 6천여 명 중 악성중피종암이 1천296명이고, 폐암 1천195명, 석면폐증 3천607명, 미만성흉막비후 4명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인정하는 석면암인 후두암과 난소암은 한국에서 아직 인정질환에 포함되지 않고 있어 인정통계가 없다.

학교석면문제를 시급히 안전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학교석면에 의한 석면피해자들이 계속 증가할 우려가 크다는 점도 문제다.

특히, 오래전 학교석면문제가 잘 관리되지 않을때 노출됐던 학생과 교직원들의 경우 오랜 잠복기를 거친 후에 석면병이 발병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현재 석면피해구제법에 의한 피해자들은 학교석면피해자들이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대표는 “환경단체의 학교석면 모니터링 참여로 업체와 학교, 학부모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며 “그러나 석면 해체직후 석면잔재물 조사에서 매번 작은 석면조각들이 발견된다. 이는 석면 해체 작업이 안전매뉴얼대로 진행되지 않고 여전히 마구잡이 해체를 한다는 반증이다. 석면잔재물은 아무리 작은 조각이라도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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