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지옥훈련을 통해 강한 정신력과 자신감으로 재무장해 반드시 4강 목표를 이루겠다”
포철공고 야구부 28명은 ‘적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비장한 각오가 필요한 해병대 정신을 배우기 위해 4박5일간의 일정으로 지난 17일 입소했다.
포철공고 야구팀과 함께 입소한 318명은 입소 이틀째인 18일 오후 도구해안에서 IBS(고무보트를 이용한 기습상륙작전) 기초훈련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입소 전날인 지난 16일 24년만에 내린 폭설로 인해 훈련을 받는 도구해안 바닷바람은 마치 면도날로 살을 에는 듯 했다.
교관은 “기습상륙작전은 빗발치는 적의 총알을 뚫고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신속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은 필수”라며 “전우와 힘을 합치지 않으면 곧바로 죽음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교육이 진행되는 동안 조금이라도 게으름을 피우거나 협동심을 깨는 행동을 유발하면 옆에서 지켜보던 조교들이 곧바로 잡아내 협동심을 키울 수 있는 단체기합을 실시했다.
선착순은 기본이고 얼음처럼 차가운 해변가에서 밀려오는 파도도 아랑곳하지 않은채 ‘좌로굴러, 우로굴러’를 비롯 한강철교, 메뚜기 등 인간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 했다.
훈련생들은 순식간에 온몸이 바닷물에 흠뻑 젖었으며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동료가 더욱 힘들어진다는 사실 때문에 악으로 깡으로 버티고 있었다.
훈련교관인 이영진 교관은 “처음 입소할때는 단체생활에서 해방됐다는 기분 때문인지 제멋대로였다”며 “입소 이틀째가 되자 벌써 눈빛이 달라지고 강한 응집력을 보이면서 낙오자 한명없이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장 국진환 선수(3학년 3루수)는 “야구를 하는 동안 합숙훈련을 자주 해봤지만 이번처럼 힘들지는 않았다”며 “야구도 9명이 하는 운동인 만큼 협동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훈련을 통해 잘 알게됐다”고 말했다.
박신욱(3학년 유격수)선수는 “말로만 듣던 해병대 지옥훈련을 직접 받고보니 죽을 맛”이라며 “그러나 이왕 입소한 이상 끝까지 이겨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갈 것”이라고 이를 악물었다.
신현석 포철공고 감독은 “요즘 아이들은 개인위주 성향이 강한데다 힘이 들면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많아 강인한 정신력과 협동정신을 기르기 위해 해병대 지옥훈련을 받도록 했다”며 “선수들이 이번 훈련을 무사히 마쳐 올해 목표인 4강 이상을 반드시 이뤄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입소 3일째인 19일에는 해병대 지옥훈련중 최고 어려운 공수기초훈련이 버티고 있다. 공수기초훈련은 인간이 공포감을 가장 심하게 느낀다는 11m의 막타워에서 뛰어내리는 것으로서 담력과 자신감을 키우는데 큰 효과가 있다.
/권종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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