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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가르며 `휘익~` 불법 일수명함 무차별 살포 못막나

안찬규기자
등록일 2015-02-04 02:01 게재일 2015-02-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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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거리 하루 수천장씩<Br>환경미화원 일일이 수거<Br>전화번호 대포폰 게재 등<Br>단속마저 쉽지 않아 골치
▲ 오토바이를 이용한 불법 대부업체들의 무분별한 명함 살포가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2일 오후 10여분 동안 포항 중앙상가 실개천 일대에서 수거된 명함이 20여종에 이르고 있다.

포항 시가지에 불법 대부업체(사채)들의 명함 살포가 횡행하고 있지만 지자체와 경찰의 단속이 겉돌아 심각한 사회 문제를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일 오후 7시께 포항 중앙상가 실개천거리.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들이 줄지어 오토바이를 타고 휘젓고 지나가자 깨끗했던 거리가 이내 형형색색의 일수 명함으로 어지럽혀진다. 중앙상가 상인들과 시민들은 명함이 살포되는 것이 대수롭지 않은 듯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10분 동안 실개천 일대를 돌며 명함을 주워보니 50장 가량이 모였고, 그 종류도 20여 가지가 넘었다.

하루에도 수천 장의 명함이 무차별 살포되다 보니 도시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매일 아침마다 환경미화원들이 인력을 허비하며 일일이 명함을 수거하고 있었다. 더구나 이들이 날리는 명함은 일반 명함과 달리 빳빳하게 코팅이 돼 있어 사람이 맞아 상처를 입는 등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법 상 명함 형 전단은 반드시 업체명과 배포자 이름, 등록번호, 이자율, 연체이자수수료 등이 정확히 표시토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 뿌려지는 명함들은 `즉시 대출` `신용불량자 대출 가능` `휴대전화 대출` `가정주부 무조건 대출` 등의 문구와 핸드폰 번호만 표시한 채 상인과 주민들을 현혹하고 있다.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작은 글씨로 `공식등록업체`라고 적혀 있지만 대부분은 시에 등록된 공식대부업체도 아니고, 회사이름이 명시된 곳도 거의 없다. 불법 대부업체는 다급한 마음으로 찾는 이들의 심리를 이용해 여러 가지 조건을 내세우며 까다로운 서류절차 및 개인 신상도 마음대로 서류상에 적도록 해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는 조언했다.

이처럼 불법 일수 명함으로 포항시가지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시의 단속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명함의 전화번호를 조회 후 불법 대부업체로 밝혀지면 이동통신사에 해당 번호를 정지요청하는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인력부족 등으로 전단살포에 대한 단속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명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명함 살포를 막으려면 근본적으로 오토바이보다는 명함 광고물 업주를 찾아야 하지만, 광고물의 휴대폰 번호를 조회하더라도 대부분 `대포폰`이어서 추적이 어렵다”면서 “명함을 뿌리는 현장에 단속을 나가더라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범법자들을 잡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명함형 전단지 살포는 쓰레기 무단투기에 해당돼 20만 원의 벌금과 함께 시 광고물 조례에 따라 1~10장일 경우 장당 8천 원, 11~20장은 장당 1만 7천 원, 21장 이상은 장당 2만 5천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와 함께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도 어긋나 처벌을 받게 된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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