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해 영길만 포구 배경 노래… 이미자 불러 히트<BR>노래비 비롯 주변 굴곡진 해안길·유적지 등 볼것 많아
`황포돛대`는 60년대에 국민가수 이미자씨가 불러 히트한 우리네의 금쪽같은 노래이다. 이 노래비가 창원시 (진해구) 영길만 해변 도로상에 바다를 배경으로 우뚝 서있다. 2003년 9월에 설치된 것으로 높이 7m인 두 개의 직사각형 돌기둥으로 솟아 있고, 그 아랫부분에 이렇게 적혀있다.
`황포돛대` (작사 이용일, 작곡 백영호, 노래 이미자)
마지막 석양빛을 깃 폭에 걸고, 흘러가는 저 배는 어디로 가느냐.
해풍아 비바람아 불지를 마라, 파도소리 구슬프면 이마음도 구슬퍼.
아~ 어디로 가는 배냐, 어디로 가는 배냐, 황포돛대야. (하략)
노래가사를 지은 이용일씨는 경남 진해지역 출신이다. 그는 어촌에서 자라면서 바다를 좋아했고, 특히 저녁 무렵이면 고기를 잡아, 돌아오는 돛단배들의 귀항모습을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그가 훗날 경기도 연천에서 포병으로 군 생활을 할 때 일이다. 1963년 12월 어느 눈 오는 날이라고 한다. 그날따라 어린 시절 고향바다 영길만이 보고 싶어 뒤척거리다가, 그 그리움을 이렇게 읊었다고 한다. 하얀 눈덮인 야산주변은 고향의 푸른 바다로 보였을 것이고, 날리는 눈송이는 사르르 하얗게 물결을 가르며, 포구로 돌아오는 돛단배들로 연상했으리라.
1967년 백영호씨가 곡을 부치고, 당시 한창 떠오르든 이미자씨가 노래를 부르면서 물결처럼 퍼져나갔다. 노래 가사와 곡이 만들어진지 약 반세기가 지난 옛 노래지만, 우리네 가슴 속에 뿌리내려져, 바다만 보면 튀어나오는 향수적인 애창곡이다.
노래비 두 기둥에는 해가 그려져 석양을 나타내고, 갈매기가 날고 있으며, 그 아래 부분에는 바다물결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그 옆에 작은 황포돛배 한 척을 별도로 만들어 세워놓고 있다.
황포 돛을 단 고깃배가 석양에 갈매기를 거느리고 물결을 헤치며, 포구로 돌아오는 아련한 전경이 금방 떠오른다. 이곳 바닷가에는 나무(데크)로 만든 해안 길이 굽이굽이 이어져있다. 군데군데 의자가 있고, 나무와 동백꽃 군락이 있다. 특히 노래비 옆에 있는 노거수 큰 팽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길손들의 좋은 쉼터로 제공되고, 근처 엄청 큰 돛단배 모양의 대형 식당은 이 마을의 대표적인 명물로 통한다.
이곳 영길만 근처 안골만은 임진왜란 때 `안골포 해전`으로 유명한 곳이다. 1592년 7월,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수군 함대가 이 포구에서 왜선 42척을 섬멸해 수백 명의 왜군을 수장시킨 대승 해전이었다.
진해에서 바닷가로 이어지는 20여km의 이 굴곡진 해변에는 임란 때 격전지와 성터 등 유적지가 많이 있으며, 서너 개의 해양공원이 자리하고 있고 국민가요인 `삼포로 가는 길`과 `황포돛대`의 노래 탄생지로 연결돼 있다. 그래서인지 도시민들의 좋은 휴식처로 소문나면서, 특히 요즘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이종기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