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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허명화 시민기자
등록일 2024-11-19 18:31 게재일 2024-11-2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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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립포은중앙도서관 4층 어문학 자료실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이 책 안 읽는 사회에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글 읽기에 좋다는 가을밤, 올 한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있을까.

얼마 전 우리는 그동안 고대하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수상 작가와 그녀의 책에 뜨거운 관심을 보냈다. 출판 업계는 물론이고 책을 찾는 사람들로 서점가는 오랜만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고 여기저기 단톡방에서도 떠들썩한 시간을 보냈다. 어떤 분은 몇 해 전 외국에 사는 지인에게 작가의 책을 주는 바람에 아직 구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노벨 수상자가 배출된 기쁨에도 정작 한국인들의 독서량은 시나브로 줄어들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해외 주요국의 독서실태 및 독서문화 진흥 정책 사례 연구에 따르면 미국이 월평균 6.6권인 반면 한국은 0.8권으로 나타나 최하위 수준임을 드러냈다. OECD 회원국 월평균 4.6권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노동시간이 길기로 유명한 중국(2.6권)보다도 낮은 독서량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조사에서는 한국인의 독서 인구도 2021년에는 47.5%로 감소해 성인의 절반 이상은 1년간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또 대구와 경북 지역의 성인들도 통계청의 ‘2023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구당 연평균 독서량이 5권으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적었다. 세종시는 9.9권으로 독서량 전국 최고였다. 최저의 독서량을 보이고 있는 현실에서 문 닫는 서점가 소식은 슬프지만 당연해 보이기까지 한다.

책 읽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사회는 문맹률은 1% 안팎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지만 문해력은 위기 상황이다. 영상과 인터넷에 밀려 ‘읽는 사회’에서 ‘보는 사회’로 바뀐 이유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독서와 문해력의 상관관계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 중요성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세계적인 인지 신경학자 메리언 울프는 “문해력의 저하가 민주주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발전한 나라의 국민에게 비판적 사고, 자신에 대한 성찰, 다양성을 존중하는 능력이 없다면 그 나라에는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텍스트를 읽으면서 살아간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활자 형태를 읽고 사고하고 상상하는 것은 인간에게서 떨어질 수 없는 일인 까닭이다. 출퇴근을 하면서 매일 쏟아지는 정보를 읽고 있으며 스마트 폰 속 이야기들, 옥외광고, 메일, 사업계획서 등이 그렇다. 읽지 않는다는 건 내가 친구와 대화할 수 없다는 뜻이고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없다는 뜻이며 나아가서는 내가 타인과 국가로부터 도움받을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가 읽어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다시 말하면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는 지식 습득은 물론 상상력과 언어 능력 향상, 스트레스 해소, 자기 성장, 공감 능력 강화, 시간 관리 및 집중력 향상, 자아실현, 문화의 이해, 재미와 흥미 등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이유들은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책을 통해 우리의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관점으로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 더 나은 사람으로서 성장할 기회를 갖는다.

바쁜 일상에 쫒겨 자신의 정체성마저 잃어가는 지금, 포항 양덕에 있는 책방 수북에서 단편소설 100권 읽기에 도전 중인 포항시민 A씨는 “책을 읽다보니 자연스레 글 쓰기에도 관심이 생기고 이런 기회가 있어 참 좋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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