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록일 2024-07-18 19:26 게재일 2024-07-19 19면
스크랩버튼
우정구 논설위원
우정구 논설위원

국내 최대 규모 창업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라는 창업 카페에는 요즘 사무실이나 가게를 팔겠다는 게시물이 더 많이 올라와 창업 카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가 됐다고 한다.

최근 국세청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한 사업자가 98만여 명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14% 가까이 늘었다. 관련 통계 집계 후 가장 많은 자영업의 폐업이라 한다.

폐업 사유는 절반 가까이가 사업 부진을 꼽았다. 내수 경기 부진을 원인으로 꼽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의 비중이 너무 높은 탓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6∼9% 수준이나 우리는 20% 정도다.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떠밀려나온 40∼50대 직장인이 쉽게 선택하는 것이 바로 자영업이다. 경기 부진도 원인이지만 과잉상태의 자영업 때문에 사업 성공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최근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30원으로 오르자 ‘아프니까 사장이다’ 커뮤니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알바들 연봉 협상하느냐”는 비판 글부터 “겨우 버티는데 걱정”이라는 우려의 글들로 가득찼다.

특히 15시간 이상 일하면 지급해야 하는 주휴수당 폐지를 주장하는 글들도 많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말이 시급 1만30원이지 주휴수당 포함하면 사실상 1만2000원 꼴이라며 높은 임금 때문에 앞으로 자영업을 포기할 사람이 더 늘 것이라는 글들이 많았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폐업 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자영업자가 1년 새 20%나 늘었다는 사실이다. 문 닫고 빈털터리 신세된 자영업자들의 눈물을 느낄 수 있는 그들의 커뮤니티 이름이 ‘아프니까 사장이다’라고 한다. /우정구(논설위원)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