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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항 흥해시장 ‘함께’ 소통하고 ‘함께’ 나아간다

류승호흥해새마을금고 이사장우리 속담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이 있다. 가벼운 종이 한 장도 함께 들면 옮기기가 더 쉽다는 말로, 아무리 쉬운 일이라도 여럿이 힘을 합해서 하면 혼자 하기보다 훨씬 쉽고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세상을 살다 보면 혼자만 할 수 있는 것보다는 더불어서 힘을 합해야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은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일상에서 어떤 장애물을 만났을 때 혼자서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문제도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면 의외로 쉽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여기에 더해서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천천히 즐기면서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사의 목적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필자는 요즈음 이 말 대신 ‘우리 함께 멀리 가자’라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다. 최근 4년 가까이 2개의 상인단체(상인회·번영회)로 나뉘어 있던 흥해시장이 다시 하나로 통합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더 큰 흥해발전을 기약하고, 더 멀리 가기 위해서 함께 가기로 한 것이다. 참 반가운 일이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그동안 두 단체는 통합을 위해서 협의와 무산을 여러차례 반복한 끝에 상생 협력을 통한 흥해시장의 활성화 방안 및 향후 새로운 사업들의 방향에도 뜻을 같이하고, 이를 위한 세부적인 회원 통합 부분도 구체화했다.또한, 곧 착공예정인 주차창 확보 문제를 시작으로 그동안 상인회와 번영회로 나누어져서 추진이 계속 미뤄져 왔던 어시장 쪽의 3차 장옥 개축사업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포항시 역시도 이번 통합소식에 지역주민들 만큼이나 반기고 나섰다는 소식이다. 특히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흥해시장의 경우, 인근 청하면과 송라면, 신광면까지를 아우르는 북구 권역의 중요한 기초경제의 기반이자, 또한 5일장날은 인근 지역민들까지도 모여드는 소통의 장으로서의 더 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설현대화와 상인역량 강화 등 탈바꿈을 위한 동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전통시장의 현주소를 고려할 때, 지난 3년간 한 지붕 두 가족 생활을 이어온 흥해시장의 상인회와 번영회가 시장과 지역의 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결단을 해준 것에 큰 박수를 보낸다.‘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처럼 여럿이 모여서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것이 혼자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더 합리적인 것 같다. 그래서 흥해시장의 이번 통합은 인근 주민들만이 아니라 포항시 전체가 환영하는 소식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이런 지역의 크고 작은 소식들이 모여 ‘함께하는 변화, 도약하는 포항’을 그려가고 있다. 또 그렇게 ‘삶과 도시의 대전환’을 만들어가기 위해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

2021-04-13

안중근 의사를 능멸해도 책임지지 않는 정치인

서상문한국역사연구원 상임연구위원김구포럼 학술기획위원‘나라 위해 헌신하는 것은 군인의 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금언이 심한 모욕을 당했다. 이 말은 동양평화를 유린하고 대한제국의 식민화를 획책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암살한 안 의사께서 1910년 3월 26일 사형집행 2시간 전 일본헌병 간수 치바도시치(千葉十七)에게 써준 유묵의 글귀다. 뤼순(旅順) 감옥 수감 중 검찰을 오간 안 의사를 호송하면서 그의 평화애호사상과 고결한 인품에 감복해 안 의사를 기릴 상징물을 부탁한 것이다. 안 의사를 숭앙한 치바는 죽을 때까지 매일 그의 명복을 빌면서 살았다.이 유묵은 뜻이 간단해 보이지만 언중에 담긴 의미는 결코 공당의 원내대변인이 일개 병사의 탈법을 감싸기 위해 정무적 판단 없이 천박하게 인용할 만큼 가볍지 않다. 현직의 법무장관 아들이 과거 카투사군복무 시절 전화 한 통화로 두 차례 병가와 정기휴가 23일을 부대복귀 없이 단번에 사용한 걸 두고 그 아들이 수술까지 받으며 군인본분을 다 했다면서 안 의사의 “나라 위해 헌신”하는 “군인의 본분”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호도했다. 유력정치인 아들이 아니고선 상상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특혜”를 정당화하고 그 아들을 감싼답시고 안 의사의 말씀을 끌어다 썼지만 text와 context도 분간하지 못했다. 비유의 맥락이 전혀 다르고, 격도 맞지 않다. 공당 대변인이 갖춰야 할 역사지식과 역사의식의 천박함을 스스로 세상에 폭로한 셈이다. 자신의 비유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기나 할지 정무적 판단능력마저 의심된다. 그런 무지는 맥락적 이해에 치중할 수 없는 우리 역사교육 때문만은 아니다. 대변인 본인의 역사지식 및 역사의식의 불비 탓이다.일본군인의 부탁에 안 의사는 왜 하필 군인본분을 강조한 글귀를 써줬을까? 여기엔 절대성과 상대성을 지닌 중층적 의미가 내재돼 있다. 하나는 비록 적군이지만 국가 민족을 넘어 개인차원에선 치바를 결코 탓하거나 증오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독실한 천주교신자였던 안 의사의 이러한 국가 민족을 초월한 절대적인 사랑의 실천은 예수가 십자가에서 승천할 때 보여준 정신에 부합한다. 예수가 빌라도 총독 앞에서 표변해 “예수를 죽여라!”라고 광기로 외친 민중들 그리고 자기 손발에 못을 박아 사형을 집행한 간수들을 보고 “주여 저들의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저들은 저들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하나이다”라고 한 말과 상통한다.다른 하나는 안 의사 본인을 얘기한 것이다. 자신이 초대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것은 이토 개인에 대한 증오와 원한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이토가 아시아평화를 유린하고 대한제국을 식민지로 삼으려던 제국주의적 패도의 설계자이자 집행자였기에 대한의군 의병참모 중장이라는 신분에서 그를 단죄했다는 의미였다.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나라의 군인으로서 마땅히 행해야 할 군인의 본분이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타민족의 고통으로 자기만 잘 살겠다고 남을 짓밟는 침략자를 응징한 의(義)의 실행이었다.과연 추 장관 아들의 탈법행위가 인류 보편의 사랑실천이었고, 나라 위해 일신을 버린 의(義)의 실천이었는가? 보편적 사랑과 의를 위해 몸을 던지기는커녕 극히 일신상의 개인이익에 불과한 휴가를 찾아먹기 위해 “엄마찬스”를 쓴 게 아닌가? 개인차원의 그런 일탈이 안 의사처럼 목숨까지 던져서 나라를 구한, 군인의 본분을 다한 행위가 아님이 명백한 이상 그 대변인에게는 안 의사를 능멸하고 모욕한 죄를 준엄하게 물어야 한다. 여론이 악화되자 바로 글을 내리고 일단 사과를 했지만 바닥이 드러난 공당 대변인의 무지가 어디 사과 한 마디로 메워질 일인가? 현행법으론 어쩔 수 없다 해서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정치인의 역사지식과 역사의식은 개인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공당 대변인 정도의 정치인이라면 애초부터 역사의식과 균형감각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자리에 앉아선 안 된다. 새털만큼 가볍고 경박스런 그런 빈천한 역사지식과 정무감각으로 대변인역할을 감당해선 안 된다.여야를 가릴 게 못 된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두 거대 정당이 사이비진보와 엉터리보수인 이상 서로 다르지 않다. 정권이 바뀌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신들이 비판하고 질타해오던 상대의 위법을 똑같이 해댄다. 정치인 자질 이전에 사람으로서의 자기성찰이 체화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이들에게 무시심(無邪心)은 기대할 바도 못 된다. 나라가 제대로 미쳐간다.

2020-09-28

황금알을 낳는 케이블카, 코로나 시대 후의 관광산업 선도

이청수(사)지방자치발전연구원장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19는 언제 진정될는지 유행 기간을 예측할 수 없고 2차 유행이 도래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19가 종식된 뒤 맞이하게 될 변화에 대응할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지방자치단체가 주안점을 두어야 할 분야는 바로 지역경제다. 코로나19로 인해 그간 중단, 지연됐던 사업을 정상화하고 위축된 소비를 활성화하며 특히 각종 건설 사업을 추진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여야 한다. 포항시도 코로나19 이후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하여 동해와 영일만의 지역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그동안 급속한 세계화로 해외여행이 일상화되어 가고 있었으나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되고 해외관광이 막히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억제된 관광욕구 해소와 휴양 및 건강 증진을 위한 국내관광 수요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안되고 있다.포항시의 경우 관광특구로 지정된 영일만에 해상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국의 케이블카는 155기 이상 운행 중에 있고 현재 34곳에서 신규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케이블카는 해당 지역의 특색있는 관광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경제적인 파급효과를 창출할 뿐만아니라 해당 지역을 상징하는 특수한 시설이다. 혹자는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케이블카를 염려하고 있는데 버스, 택시 등 교통수단이 서울, 부산, 광주에만 있지 않듯이 케이블카 역시 관광지역에 반드시 필요한 교통수단이다.스위스, 오스트리아, 일본 등 관광 선진국이 주변 관광 콘텐츠와 연계해 케이블카를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여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경우로 잘 알려져 있다. 일본에는 스키장을 포함하여 5천 개소, 오스트리아 스위스에는 각 2~3천 개소의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다 한다. 정부가 성공 사례로 꼽는 국내 근래 케이블카 사업은 여수, 사천, 송도, 목포 해상케이블카, 통영 케이블카가 있다. 통영 케이블카는 통영 인구의 10배에 달하는 연간 128만 명 규모의 이용객을 유치하여(작년기준 누적 탑승객 1천420만 돌파)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케이블카는 설치지역마다 접근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하여 지역적 특색을 살리고 장점을 최대로 활용하도록 하는 시설이다. 예를 들자면 스위스가 ‘세계의 공원’인 알프스의 경승지마다 케이블카를 설치해 3천m대 알프스 고봉을 노약자, 장애인, 어린이도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막대한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는 점을 배워야 한다.코로나 시대 이후 국내관광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침체된 관광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으로 포항 영일만 해상케이블카 사업에 포항시 정부와 주요 건설사들이 적극 참여해 발 빠르게 추진하여야 한다. 건설사 쪽으로 봐서는 미래를 대비한 기술축적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케이블카는 관광지 이동 수단으로 증가 추세에 있고, 기술발전으로 교량 설치 대신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각종 차량 이동수단으로 활용과 동시에 이동식 설비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이다.케이블카는 이용객뿐 아니라 주변 관광콘텐츠까지 연계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설이다. 케이블카로 인해 관광객이 유입되면 주변지역 경제까지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다. 포항시와 관련 중앙부처는 환태평양 관문인 포항 영일만에 해상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적극 지원하여 코로나 시대 후의 관광활성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참여 건설사는 케이블카 설치 기술발전 기회를 선점하여야 한다.또한 케이블카 우리말로 삭도는 수천 년 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여러 용도로 활용 해왔던 수단이었다. 예를 들자면 전통 민속놀이 중 하나인 외줄타기도 여기에 속할 수 있고 산, 바다의 돌과 장비와 식용품을 나르는 이동수단으로 사용되어 왔다.케이블카는 미래 성장사업이며 전 세계적인 관광지 교통수단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일 것을 확신한다. 현재 코로나19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여수, 목포, 통영, 사천, 송도케이블카는 평일에도 탑승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음을 통하여 알 수 있다. 우리 건설사들이 세계시장 참여를 위하여 관광복지 교통수단이고 성장산업인 케이블카사업에 적극 참여하여 실적과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2020-07-20

신조어, 괜찮은가

▲ 이지은 한동대 언론정보문화학부 4년인터넷에 난무하는 텍스트는 이제 완전히 제대로 `독해`하기 어렵다. 게시된 글들의 대부분이 알 수 없는 은어와 욕설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다.이런 글들이 상대방을 조롱하는 것인지 칭찬하는 것인지 조차 헷갈려 선뜻 댓글을 달수도 없고, 부모를 욕하는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남겨놓는 네티즌들을 보면 경악할 정도이다.이에 대한 의견도 천차만별이다.언어의 변화는 시대의 흐름과 더불어 필연적이라는 점을 근거로 이러한 흐름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지나친 한글 파괴는 바로잡아야 할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도 분명히 존재한다.조선의 왕 세종이 우리글 `훈민정음`을 창제한 이래로, 한글은 살아 숨 쉬는 생물처럼 진화를 거듭해 왔다.예컨대 창제 당시에는 중국어와 비슷한 `성조`가 존재했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라져갔다. 또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이전에는 없었던 개념이 새롭게 탄생하기도 한다. 그에 따라 새로운 단어들이 만들어지고, 언어적 개념이 확대되거나 축소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신조어처럼 `부정적인 성향`을 가지고 특정 집단이 단어와 표현을 만들어 내는 일은 없었던 것이다.누군가를 조롱하고 분노를 폭발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지는 현대의 신조어가 위험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할 언어가 `폭력`이라는 특정한 목적을 가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그리고 애초에 부정적인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신조어들이 사용자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서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극단적인 분노와 부정적인 감정 표출로 점철된 오늘의 신조어는 그 사용자들에게 열패감과 타인에 대한 혐오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현재 가장 자주 쓰이는 신조어들을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매우 극단적이고 부정적인 뉘앙스를 포함하고 있다.`헬조선`, `느금`(`너희 엄마`를 조롱하는 말), `기모찌`(일본 포르노에서 유래되었다는 표현으로, `기분이 좋다`는 뜻) 등의 신조어들이 그러하다.거의 모든 신조어들이 그러하듯, 주로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가치판단이나 고민없이 쉽게 받아들여지는 대표적인 예이다.성인층 네티즌들의 경우, 이러한 신조어가 포함하고 있는 저급함을 인식해 잘 사용하지 않는 것과는 달리, 어린 학생들의 경우 이를 그저 은어 정도로 받아들여 이를 사용하면서 또래들 간에 동질감을 느낀다.자아나 세계관, 가치관 등이 아직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이들이 부정적인 신조어들에 쉽게 노출되면서 무엇이 윤리적인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 고민할 기회도 갖지 못한 채 `부정적이고 저급한` 언어 사용을 `일상적인` 것으로 자연스레 익히게 되는 것이다.부정적 신조어를 사용하면서 어린 네티즌들의 자아 인식과 세계관 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은 자명한 일이다.이와 같은 신조어 사용에 대하여 시대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자연스러운 변화라면 왜 우리의 아름다운 언어 한글은 이토록 부정적인 신조어들만을 낳고 있는 것일까.패배주의, 타인에 대한 혐오와 열등감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가 어린 네티즌들에게 이런 신조어들을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혹 아닐까.때문에 신조어 사용 자체를 담론 수용의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금지하며 이러한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을 그저 탓할 일만은 아니다.오히려 모두가 한마음으로 보다 건설적이고 건강한 사회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책임을 느낄 필요가 있다.타인을 경쟁자가 아닌 존중과 배려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지금의 신조어를 무력하게 하는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긍정적이고 서로를 존중하는 가치관이 보다 건강하게 작동할 때, 부정적 신조어는 자연스레 소멸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이다.사회적 분위기가 따뜻하고 긍정적으로 흘러갈 때에 언어 습관에도 자연스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본지 `대학생 논단` 코너에서는 대구·경북 지역 대학생들의 사회, 문화, 정치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환영합니다. 200자 원고지 9.5매의 글을 이메일(hjyun@kbmaeil.com)로 사진과 함께 보내주세요.

2017-12-26

석탄에너지 정책 서둘면 안된다

▲ 이기호대구경북연료공업협동조합 상임이사 경제발전의 시대를 거쳐오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석탄은 온 국민의 안방을 따뜻하게 지켜오면서 우리 강산의 산림을 푸르게 변화시키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미세먼지 대책으로 석탄발전소를 주 대상으로 삼고 있다.정부는 지난 7월 국정과제에서 신규 석탄발전소 건립 중단, 30년 이상 노후 석탄발전소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폐쇄와 함께 공정률 10% 미만인 신규 석탄발전소 9기를 천연 LNG 발전소로 전환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온실 가스 감축이라는 목적도 있겠지만, 석탄 발전의 지나친 감축은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니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특히, 국내 발전 비용 상승이 불가피한 점을 간과하면 안된다. 흔히 청정연료로 알려진 천연LNG는 열량당 가격이 석탄보다 3배, 발전 비용은 2배 가량 높다.국내 발전에서 석탄 점유율이 약 40%, 원자력이 약 30%에 달하니 석탄과 원자력이 천연LNG나 신재생에너지로 대체된다면 대폭적인 전력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또한 중소기업 중 전력소비가 많은 산업의 대내외 경쟁력이 크게 낮아질 수 밖에 없다.석탄발전의 역할을 재정립시켜 공존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먼저 환경오염 측면에서의 정확한 책임과 발전 연료로서의 우위성을 제대로 국민에게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석탄 비중의 감소가 OECD 선진국 전반적인 추세이긴 하지만 이들과 달리 우리처럼 해운으로 도입해 온 천연가스 LNG는 단가가 높아 일본에서는 최근 석탄 발전 비율을 11%나 증가시켰다.2000년 이후 세계 기후변화 협약이행이 있었으나, 현재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은 여전히 석탄이 주요 발전원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세계경제가 불황이고 최근 산유국 유가가 급등락으로 지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국내 석탄광산의 특성상 한번 문을 닫으면 앞으로 수백 년이 지나지 않는 한 재개발이 불가능하고 때를 놓치면 국내 유일의 자원인 석탄에너지 부족은 물론 자원이 사장되고 만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알아야 한다.탈원전, 탈석탄 정책이 동시에 급격히 추진되면서 장기적으로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석탄이 국내 발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면밀히 분석해 정부는 장기적인 대책을 차분히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2017-10-16

4대 사회악 근절 위한 개인과 사회의 역할

▲ 설현수고령경찰서 경무계장 한 사회가 만들어지고 성장하려면 그 사회를 이루며 지탱해주는 개인들이 필요하다. 따라서 사회를 구성하는 각 개인의 책임 있는 행동은 매우 중요하다. 큰 기차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수많은 작은 부품이 제자리에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작은 나사 하나라도 없거나 망가진다면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처음에는 잘 작동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 결점이 화근이 돼 문제가 생기고 결국엔 큰 사고로 이어진다.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사회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가 발전을 이루고, 나라의 위상이 높아질 수 있었던 것도 수많은 개인이 각자 맡은 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개인의 작은 행동 하나도 그 사회의 이미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SNS가 발달한 요즘 한 개인의 부적절한 행동은 순식간에 퍼져 그 사람이 속한 직장, 나아가 국가의 이미지에까지 타격을 입힌다.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여행을 가서 추태를 보이면 그 나라 사람들은 그 행동을 통해 우리나라 국민 전체를 판단하고, 한국으로 여행 온 외국인이 추태를 보이면 우리도 그 사람이 속한 나라 전체를 같은 방식으로 판단하게 된다.“에이 겨우 그걸 가지고…”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기엔 한 개인의 행동이 가지는 대표성과 파급력은 매우 크다.따라서 사회는 구성원들이 계속해 본분에 충실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구성원들을 인식해 자신들의 행동이 헛되지 않았음을 알려주어야 한다.개인의 의무만 강조하고 그들의 권리나 업적을 무시한다면 그들로부터 사회에 대한 애정과 충성심을 기대하긴 어렵다. 개인에게 무조건적인 희생만 요구하는 것은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4대 사회악(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 근절을 위해 개인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맡은 책임을 다하고, 사회는 개인들이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때 4대 사회악은 온전히 근절될 것이고, 사회는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2016-07-22

산나물·바람·밤하늘을 찾았다

▲ 박경해영양군청 공보담당 영양은 변변한 공장 하나 없는 산림이 86%를 차지하는 산촌이다. 고추가 주 소득원며, 아름다운 자연환경, 청정지역이란 수식어 이외에는 별다르게 내세울 것이 없다. 영양군은 지역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경주해왔다. 산림이 많은 지형적 여건을 이용해 10여 년 전부터 산나물 축제를 개최해 소득으로 연결시켰다. 그 결과 경북도를 대표하는 축제로 발돋움했고 머지않아 국가지정축제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확신한다.지역대표 농산물인 고추를 소재로 전국 지자체 처음으로 단일품목 판매행사(H.O.T Festival)를 서울광장에서 개최해 소득향상과 지역농산물 명품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삼지(三池)라는 지명이 지금껏 이어져올 만큼 오래된 3개의 연못을 친환경적으로 변모시켜 주변일대를 공원화하고 경관식물을 식재해 군민휴식공간으로 조성한데 이어 람사르 습지로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340여 년 전 여중군자 장계향이 쓴 사대부가의 종가음식 요리서인 음식디미방을 재현해 한식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국내 최대의 풍력발전단지를 조성, 풍부한 바람자원을 통해 지역가치를 상승시켰으며, 세수증대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이제 관광자원으로 자리잡고 있다.어릴 적 시골 풍경이 그대로 살아 있고 따뜻한 감성과 그 자체로 힐링이 되는 밤하늘을 자원화하고자 뜻을 결집, 지난 10월 31일 영양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지정받았다.밤하늘보호공원은 야생공간의 빛 공해에 대한 문제 해결을 통해 반딧불이, 새 등 빛의 영향을 받는 동식물군의 보호를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민간단체로 미국 애리조나 투산시에 본부를 둔 IDA(International Dark-sky Association)에서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지정된다. 이번에 영양군이 지정받게 된 IDS Park는 현재 국가적으로는 6번째이고 아시아에서는 최초라는 점에서 더욱 뜻 깊다.이제 이 모든 사업은 하나가 되고 파생상품이 만들어져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은 행정이 앞장서야 하고, 주민 스스로도 지역자원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운영해 나가야 할 것이다.영양군은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고 차별화된 무언가를 찾기 위하여 노력했고 그 결과 또한 굿(Good)이다. 산나물을 이용했고, 바람을 찾아냈고, 밤하늘을 그려냄으로서 지역 가치와 주민의 삶의 만족도도 많이 향상되었다. 영양의 경제는 긴 밤을 벗어나 환한 아침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5-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