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선생의 여성건강칼럼
코로나19가 임신부·산모에 미치는 영향

박영복 산부인과 교수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박영복
산부인과 교수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바이러스 하나가 전 세계를 꽁꽁 묶어 버렸습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더욱 심화한 상황입니다. 마스크 없이는 거리를 다닐 수 없고, 코로나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생겨났습니다. 사회와 문화, 경제, 외교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혼란 가운데 태아의 생명까지 책임져야 하는 임신부는 바이러스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임신부의 코로나19 감염과 이로 인한 영향에 관한 자료는 지난 3월 중국 우한에서 첫 데이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적인 감염병 유행에 대조군이 적은 상황에서 WHO가 관련 논문을 급하게 승인하거나 인정한 점도 있지만, 최대한 임신부와 산모의 안전을 위해 코로나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논문을 토대로 종합해보면, 임신부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조산하거나 조기진통 등을 겪으면서 태아 발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고열에 기인한 영향인지, 바이러스에 의한 영향인지 그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임신부의 조기진통과 조산은 명백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임신을 한 여성이라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손소독이나 손 씻기를 더욱 자주 하고, 마스크 착용하더라도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습니다.

독감예방 접종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와 독감의 공동 감염 위험을 줄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코로나에 감염됐다고 하더라도 산전진찰은 꾸준히 받아야 합니다. 임신부들이 안심하고 진찰받을 수 있도록 본원에서는 산부인과 전문의가 방호복을 입고 격리병실에서 태동감시 장치를 사용해 태아 심박수를 측정하고, 초음파 진료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산모가 임신 중에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그 바이러스가 태아에게도 전파되는지에 대한 연구결과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합니다.

신생아도 감염될 수 있긴 하지만, 코로나 관련 증상으로 생명이 위험한 정도의 사례는 매우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감염 경로 역시 태내 감염인지, 출산 시 노출에 따른 것인지 감별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코로나에 감염된 산모는 출산 이후 격리 기간에 신생아와 떨어져 지내는 것이 좋습니다. 격리가 해제된 이후에 안전하게 태아와 접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출산 후 모유 수유는 가능합니다. 수유로 인해 바이러스가 태아에게 전파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합니다. 임신 초기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이로 인해 태아에게서 기형이 나타난 사례도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인만큼 위에서 언급한 내용은 향후 언제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핵심은 임신부라면 최대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만약 감염됐다고 하더라도 격리 원칙을 준수하며 산전진찰을 통해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을 지킬 수 있으니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