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작업에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 참여
엄기준·신성록·옥주현·린아 등 주연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EMK 뮤지컬컴퍼니 제공
사랑과 복수, 용서를 담은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조명과 영상 등 무대 효과로 복수극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는 작품이다.

‘몬테크리스토’는 에드몬드 단테스가 친구와 주변 사람들의 계략으로 14년간 감옥에 갇혔다 탈출해 몬테크리스토 백작이라는 가명으로 살아가며 복수를 하는 이야기다. 여기에 약혼녀 메르세데스를 향한 절절한 그리움을 주된 감정선으로 끌고 간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탄탄한 줄거리만으로도 흡입력이 있는 작품이지만, 무대에서 돋보이는 요소는 음악과 영상, 조명이다. 공연 중간 떨어질 수 있는 관객들의 집중력을 음악으로 붙잡고, 3D 영상과 조명을 이용한 무대 효과로 끌어올린다.

음악 작업에는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참여했다. 그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넘버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으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친숙하다.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극의 흐름에 따라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감정들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1막에 흐르는 넘버 ‘역사는 승리자의 것’, ‘해적선’,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에서는 음모와 배신, 질투와 분노에 휩싸인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힘입게 뻗어 나온다. 2막의 넘버 ‘그 눈빛을 기억해’, ‘세월이 흘러’에는 헤어진 연인 에드몬드 단테스와 메르스데스의 애절함이 절절하게 배어 있다.

에드몬드 단테스·몬테크리스토 백작 역을 맡은 엄기준, 신성록, 카이와 메르세데스를 연기하는 옥주현, 린아, 이지혜 등 가창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주연으로 참여해 어떤 회차를 선택하더라도 호소력 짙은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이번 공연은 2010년 국내 초연 이후 이뤄지는 다섯 번째 시즌으로 3D 영상, 조명 등 무대에 공을 들여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앞서 ‘모차르트!’, ‘웃는 남자’, ‘엑스칼리버’ 등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온 구윤영 조명디자이너와 송승규 영상디자이너가 새로 합류했다.

관객들은 극장에 들어서자마자 무대 위 넓게 펼쳐진 돛에 시선을 사로잡힌다.

여기에 돛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은 효과를 내는 조명과 스산한 분위기를 내는 삐걱거리는 소음으로 마치 파도와 바람에 흔들리는 배에 승선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막이 오르면 바다 위를 항해하는 배, 클로즈업된 지도 등의 입체영상이 빠르게 지나가고, 관객석에 닿을 듯 펄럭이는 새하얀 돛이 펄럭이며 강렬한 첫인상을 만들어낸다.

복잡한 이야기 구조만큼 악명 높은 감옥, 해적선 갑판, 보물이 가득한 동굴, 웅장하고 고급스러운 저택 등 여러 장면이 등장하는데 무대장치에 화려한 조명과 영상이 더해지면서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에드몬드 단테스가 감옥에서 탈출을 위해 시체 자루에 들어가 바다에 ‘풍덩’ 던져지는 장면은 절벽 무대와 출렁이는 바다 영상이 겹쳐지면서 효과를 극대화한다.

다만 무대 전환으로 인한 잦은 암전은 고조된 감정을 끊는 요소여서 아쉬움이 남는다.

공연은 3월 7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