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본 사람이 임자’ 경주시 보조금 16억 샜다
‘먼저 본 사람이 임자’ 경주시 보조금 16억 샜다
  • 황성호기자
  • 등록일 2020.11.25 20:09
  • 게재일 2020.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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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시내버스 업체 (주)새천년미소 재정지원금 지도점검 결과
급여 과다 인상 등 부적절한 집행 밝혀져 ‘시정·권고’ 조치
의회 “시 대응·조치 미흡… 솜방망이 처벌 아닌 특단 대책을”

경주시가 코로나19를 이유로 민간 시내버스 업체인 (주)새천년미소에 손실금 보전 명목으로 수십억 혈세를 지원<본지 8월 31일자, 9월 17일자 보도>한 것은 보조금을 부당하게 집행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주시가 최근 새천년미소에 대한 감사를 통해 보조금 집행을 부당한 방법으로 이용했다며 시정·권고 조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주시는 25일 열린 경주시의회 11월 경제도시위원회 간담회에서 ‘시내버스 재정지원금 지도점검’결과를 보고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새천년미소에 대해 보조금 집행 부적정, 대표이사 및 임원 급여 고액 인상, 전 대표이사 고문 선정, 일부 관리직 직원 인건비 인상, 특정업체 납품단가 과다 집행, 불필요한 사무실 임차 등 11가지 시정·권고 조치를 했다.

그러나 경주시는 보조금을 여러 부당한 방법을 이용해 편취하거나 유용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권고나 시정조치에 그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방재정법 규정 등을 어기고 올해 받은 보조금을 지난해 지출한 임차료, 차량유지비, 유류비 등으로 지출해 16억2천500만원 가량을 부적절하게 집행했다.

또 경주시는 대표와 감사, 이사 등 임원급여에 대해 2019년 회사 인수 전 새천년미소 사장에게 책정된 연봉은 1억5천600만원에서 1억2천만원 인상된 2억7천600만원, 전무이사 지난해 500만원에서 1천만원, 부사장 230만원에서 250만원을 각각 인상했다.

또 전 대표이사에게 그동안 없던 직책인 고문으로 임명한 뒤 급여와 상여금을 포함해 1억4천850만원을 지급했으나 운전직 직원의 통상임금은 단 3% 수준으로 인상했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새천년미소에 납품을 시작한 한 업체의 차량정비를 위한 부품 납품단가는 현대모비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공식가격보다 무려 25% 높았다.

이외에도 법인 대표의 개인적 친분으로 축의금 경조화환구입 등 경조사비를 부적정하게 집행, 홍보 영업활동을 이유로 불필요한 사무실을 임차해 사용, 시내버스의 감가상각도 부적절하게 결정해 보조금을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근로계약서 미작성, 퇴직급여 사외예치비율 제고 등도 지적받았다.

경주시는 모두 11건의 지적사항 중 8건에 대해서는 시정조치하고 3건은 권고조치했다. 부적절하게 집행한 보조금 16억2500만원은 올해 말까지 환수할 방침이다.

경주시의회는 새천년미소의 각종 불법과 부당행위가 드러나자 집행부를 강하게 질타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시의원들은 “A씨가 새천년미소를 인수했지만 임원 4명을 제외한 다른 직원의 고용은 모두 유지한 만큼 이런 부정행위를 회사가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경주시의 대응과 조치가 미흡하다. 시정과 권고가 아닌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현행법이나 조례상 시내버스 보조금 사용은 명백한 기준이 없어 시정이나 권고 이상의 조치를 시행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며 “올해 말까지 업체 측에 시정조치를 요구한 만큼 결과가 나오면 추가 대응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내버스업체 새천년미소는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주시가 지난 2018년 16억원, 2019년 20억원 등 총 36억원의 결손분을 보전하지 않고 있어 버스 운행이 전면 정지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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