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주호영 만나
김해신공항 확장안 백지화
대구·경북지역 민심 전달

18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재검증위원회의 ‘김해신공항 확장안 백지화’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권 시장은 “결론을 정해놓고 정치적 검증을 했다”면서 “차라리 부산시장 선거 놓칠 수 없어서 지금 발표한다고 솔직하게 얘기해라”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권 시장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자다가 소도 웃을 얘기 아니냐”라며 “(선거에서 신공항 이슈를) 한두 번 우려먹은 게 아니다. 영남권의 발전을 위해 김해신공항을 재검토한다는 여당 측 입장은 표면적인 뜻일 뿐, 실상은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표심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냐”고 주장했다.

권 시장은 특히, 이날 국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를 만나 “영남권이 분열되고 영남권 전체 미래를 위한 제대로 된 공항이 또 표류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점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졸속검증에 졸속 백지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고, 김 위원장은 “잘 살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회동 후 권 시장은 경북매일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예산 이야기와 지역 현안들에 대해 얘기했다”며 “공항문제와 관련해서는 ‘졸속검증’, ‘정치 검증’을 빌미로 어떤 의도를 가지고 백지화를 하는지, 이로 인해 영남권이 분열되고, 영남권 전체 미래를 위한 제대로 된 공항이 또 표류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김해신공항 백지화) 문제와 관련해 주 원내대표는 당 전체 입장을 다뤄야하니까 같이 일사분란하게 대응할 수는 없다”며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백지화를 기정사실화 하는데, 안전·환경·소음 문제 등에 대해 따져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말 문제가 있으면 치유할 수 있는 문제인지 아닌지에 대해 신중히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며 “졸속검증으로 졸속 백지화가 이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또 뒤집어지면 결국 손해는 부산 시민 뿐만 아니라 영남권 전체가 손해를 보기 때문에 이번에 검증과 관련해서는 철저하게 다시 한 번 따져봐야 한다”며 “이 점은 당 지도부도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권 시장은 영남권 신공항이 김해신공항으로 안된다는 결과가 나오면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남권에 미래를 내다보면서 공항의 입지나 규모 문제를 원점에서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특정지역을 염두해서 정치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또 뒤엎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피해는 영남 주민들이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홍의락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18일 “김해신공항이 백지화됐다는데 월성원전 1호기가 생각난다”며 비판했다. 홍 부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2016년 국토교통부의 김해신공항 추진을 거론하며 이 같이 밝혔다. 홍 부시장은 앞서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김해신공항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 나더라도 그럼 가덕도로 직행하느냐? 그 문제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새롭게 (선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곤영·박형남기자

    이곤영·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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