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재호 고려대 명예교수
서울 마포포럼에서 강연
“여당 프레임 씌우기 전략에
측은지심 역발상으로 맞서야”

고려대 총장을 지낸 염재호 고려대 명예교수는 5일 “정치는 그 사회에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 전 총장은 이날 서울 마포포럼(공동대표 강석호)에서 ‘야당 재집권 어떻게 해야 하나’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한국사회가 위기에 빠져있다는 데 공감해 미래 한국은 어떻게 돼야 한다는 얘기를 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염 전 총장은 야권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있다. 

염 전 총장은 “야당인 국민의힘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자유와 민주화란 프레임을 뺏기고, 포퓰리즘적 평등주의에 의한 퍼주기 전략에도 휘말리고 있다”면서 “21세기 진보적 자유주의를 내세워 포퓰리즘에 기반한 보수적 평등을 내세운 여당에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여당이 보수우파를 꼴통보수에 친일까지 연결시키는 프레임전략을 쓰고 있는 만큼 거기에 맞대응 말고 야당은 10년, 30년, 50년을 내다보는 미래비전을 제시하며 자유주의적 진보개념을 주장해나가자는 얘기다. 

특히, 여당의 프레임전략에 대해 염 전 총장은 “프레임 씌우기 전술전략에 능수능란한 여당에 비해 취약한 야당은 측은지심을 보여주는 역발상으로 맞서는 게 좋겠다”면서 “예를 들어 민주당의 당헌 변경사태에 대해서도 오죽하면 여당이 저렇게 정당성 없는 명분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겠나. 참 안됐다고 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염 전 총장은 이어 “이해찬의 20년 집권론에 대해서도 박정희의 유신헌법 개정하듯 해서 집권하겠다는 거구나. 여당이 참 안타깝다. 이런 스탠스로 그들이 이익정치의 화신임을 부각시키는 게 좋겠다”고 강조했다. 

염 전 총장은 또 여당의 퍼주기 공세에 대해 “절대로 국민들에게 퍼주지 마라고 해선 안 된다”면서 “오히려 더 좋은 방법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받을 수 있도록 주는 방법을 연구해 국민들에게 제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염 전 총장은 이날 내년 서울시장 선거 공약으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대학생의 지하철 교통비를 반값으로 깎아주는 공약을 제시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염 전 총장에 따르면 서울시내 100만 명 대학생에 대해 지하철 교통비를 반값으로 한다해도 3천여억원 남짓한 예산이면 실현가능하다는 것. 그는 서울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서울 도심에 최고급의 멤버십 임대아파트를 지어서 젊은층들에게 값싸게 빌려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도심공동화로 사람이 살지 않는 종로 등지에 50층 이상 고층아파트로 최고급으로 짓고, 24시간 운영되는 어린이집과 스카이라운지, 병원, 피트니스센타, 임대주방 둥을 층별로 넣어 싸게 임대하면 아파트 가격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코로나사태로 텅텅 비어있는 서울지하철 상가도 우체국이나 은행 ATM, 주민센타 등을 유치하고, 청계천과 종로, 퇴계로 등지를 오가는 모노레일을 설치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제안도 내놨다. 고 박원순 시장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중랑천변과 동부간선도로를 복개한 공간을 활용하자는 제안도 참석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다만 그는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생각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주변에서 정치를 하려고 하느냐고 묻는 데, 그런 생각은 없고, 그런 걸 선언하려고 나온 것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포럼에는 김무성·강석호 전 의원을 비롯, 5선의 정진석 의원이 참석했고, 이혜훈·백승주·안효대 전 의원 등 포럼 회원 30여 명이 참석했다. 포럼은 오는 13일 안철수 전 대표, 19일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혜훈·이진복 전 의원, 26일에는 유승민 전 대표를 초청해 강연과 토론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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