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인 수

겨울로 가는 버스입니다

어서 오르셔요

낯선 행려, 행려자들

너울너울 꽃천지, 붉은 꽃무릇까지도

우리 설움, 사뤄 오르는 삭은 잎사귀도

호올로 앉아 우는 귀뚜라미

모진 고립에

피폭된 시간들도

수런거리는 색깔들도

차가운 여울물 열며

태백의 품으로 돌아가는

각시붕어 쉬리 미유기

눈 맑은 소리들도

하얗게 길 떠나는 억새꽃들도

시인이 말하는 겨울로 가는 버스를 타고 싶어지는 아침이다. 그 버스에는 고운 가을 풀꽃들도, 귀뚜라미도, 울긋불긋 불타는 단풍들도, 쉬리 미유기 각시붕어 같은 눈 맑은 물고기들도 타고 있다. 하얗게 강둑을 떠나는 억새들도. 시인은 하얗게 눈 내리는 겨울을 향해, 깨끗하고 순정함이 소복 소복 내리는 설국(雪國)으로 가고 싶은 것이리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