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최대 모임 마포포럼
6차 세미나에서 강조
김종인 비대위원장 좌클릭 비판
기업규제 3법과 관련 해선
“대기업 의견을 들어야”

국민의힘 전·현직의원 40여 명이 참여하는 야권 최대 모임인 마포포럼(공동대표 강석호) 6차 세미나가 지난 21일 마포 사무실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보수언론의 대표격인 조선일보 김대중 상임고문이 ‘야당, 어떻게 재집권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김무성 전 의원을 비롯해 유민봉·김성태·이혜훈·정태옥·홍일표 전 의원 등 전·현직의원 30여 명이 참석했다.

22일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김 고문은 이날 세미나에서 “정권을 못잡는 한이 있더라도 보수의 가치를 지켜야 승리의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고문은 “우파가 좌파 흉내를 내면 오히려 좌파의 논리를 합리화시키는 것 밖에 안되며, 김종인 노선을 따라가는 것은 진보의 정책이 옳았다는 걸 말해줄 뿐”이라며 “정권을 못잡아도 (보수의)가치를 버리면 안된다. 그래야 국민이 야당을 바라보게 되고, 곳간이론이 성립한다”고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좌클릭 행보를 정면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곳간이론’이란 좌파와 우파가 번갈아 정권을 잡게 되는 이유를 설명할 때 김대중 고문이 흔히 인용하는 이론으로, 정부가 기업활동과 개인의 자유를 살려 곳간에 곡식을 쌓아놓은 채 4~8년 정도 지나가면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고, 가난한 자들의 목소리가 커져, 국민들이 분배에 역점을 두는 정부로 바꾸게 된다. 그러면 다시 곳간이 비게 되고, 새로 보수가 집권해 곳간을 채우게 된다는 이론을 가리킨다.

특히, 김 고문은 “야당의 위기는 보수의 가치를 버릴 것이냐(에 달려있다)”면서 “국민이나 세태가 변해서 개인의 행복이나 잘 먹고 잘사는 데 치중하면서 나라의 기본틀이나 안보 같은 것은 2차로 밀려나는 등 세상의 관점이 달라져 보수가치도 여기에 맞춰 재정립이 돼야한다는 김종인 위원장의 노선에 휘말려가고 있는 게 야당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국민들이 보수의 가치를 버리고, 거기에 물을 타려는 야당의 모습에 실망하고 있다”고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고문은 이어 현안이 된 기업규제 3법과 관련, “이 문제는 대한민국에서 장사하기 어려운 기업, 나라 경제를 이끄는 대기업 의견을 들어야 한다”면서 “(대기업이) 독식하거나 자신들만 배불리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기업이 반대하는 걸 꼭 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반대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고문은 추미애 장관 사태와 관련한 여야 정쟁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는 싸움을 해야 한다”면서 “그런 싸움보다 우리가 집권하면 탈원전, 부동산, 최저임금, 소득문제, 개헌, 교육문제 등에 대해 하나씩 정리해서 이렇게 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세미나 말미에 김무성 전 의원은 “현재 당원 50 대 일반국민 50으로 돼있는 당헌·당규를 바꿔서 외부인사가 아무런 장벽 없이 들어와서 자율경쟁을 할 수 있는 룰을 만드는 여론을 우리가 조성해야 한다”면서 반문통합전선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강연 후 전·현직 의원들은 김 고문에게 보수의 가치를 지켜야 하지만 빈곤층이나 약자에 대한 배려 등 중도층에 어필하는 정책 도입의 불가피성이나 공정경제3법에 대한 입장, 미스트롯트 방식의 후보선출에 대한 견해 등을 질문하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진호·박형남기자

    김진호·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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