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가 남긴 것
물난리가 남긴 것
  • 등록일 2020.08.11 17:06
  • 게재일 202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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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팔팔 끓듯 더워야 할 팔월이 전국 곳곳의 물난리로 동동거리고 있다. 경기, 강원 북부와 대전, 충청지역에 물 폭탄 같은 수마(水魔)가 걷잡을 수 없는 침수와 산사태를 초래하더니, 주말엔 광주와 전남, 남부지역으로 이동해 사정없이 양동이 물을 쏟아내며 범람의 혀를 날름대고 있다. 봄부터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쓸린 가슴인데, 난데없는 물난리로 또 한번 소용돌이치다니 망연자실할 따름이다. 지리멸렬한 장마와 기습 폭우에 여지없이 많은 손실과 인명피해까지 속출해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실종된 일상에 변덕의 계절을 지나는 것 같아 착잡하기만 하다.

물은 세상 만물에 생기를 주고 성장케 하는 자양분인데, 어떻게 물로 인해 갑작스런 변고가 생기고 막대한 수해를 가져오는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마냥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물이 어떻게 그처럼 돌변할 수가 있을까? 그러나 물도 자연의 한 산물이기에 천변만화하는 자연의 이치나 섭리에 따라 변화하고 몸부림침은 그 나름의 속성이 아닐까 싶다. 다만, 이변의 정도나 빈도의 문제는 처해진 자연의 생태나 기후, 환경 등의 여건에 따라 다소 차이날 수도 있을 테지만….

사람들은 예로부터 물의 이로움을 알았었기에 물을 통해 배우고 닮아가며 물처럼 살아가고자 했다. 이를테면 깨끗한 물을 보고 내 마음을 맑게 하고(觀水淸心), 흐르는 물은 앞서려고 다투지도 않으니(流水不爭先), 앞서거니 뒤서거니 더불어 함께 흐르고 순리대로 살아가야 함을 추구했다. 또한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上善若水)고 하여, 만물을 이롭게 하는 물의 성질처럼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고 도와주는 것에 아낌이 없으면서 어떠한 상황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삶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상의 이치나 자연의 섭리가 다 그렇듯이, 정도가 심하고 상태가 지나치면 해악과 폐해를 끼치기 마련이다. 지구촌 곳곳에 나타나는 예측불허의 기상이변도 어쩌면 산업화, 문명화의 과정에서 수반되는 자연환경의 파괴와 오염, 난개발 등이 상당 부분 기인한 것임을 부인하진 못하리라. 인간 또한 과욕을 부리고 탐욕에 사로잡힌 나머지 일신의 오욕과 가정이 파탄지경에 이르게 됨을 숱하게 보아왔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을 알면서도 실천하고 경계하지 못하면 결국 자멸의 빌미만 자초할 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기후나 생태변화 등 자연현상을 좀더 예의주시하고 천재와 인재에 대비한 방재시스템을 철저히 갖춰야 한다. 역사나 과학이 말해주듯이 재난 예방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기는 어렵다. 지혜와 지식이 더해지고 기술과 경험이 쌓여져 안목과 대응력이 길러진다. 정확한 상황판단과 예측,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예방 점검과 선제적인 사전 조치, 신속하고 탄력적인 대응, 효율적인 복구체계 등 그 모든 것이 톱니바퀴 돌아가듯이 정교하게 호흡과 박자가 맞아야 한다. 특히 오판이나 남용에 의한 인재(人災)만큼은 냉철하게 예단하고 근절시켜야 한다.

물을 잘 이용하고 산과 내를 잘 돌봐서(治山治水) 가뭄이나 홍수 따위의 재해를 입지 않도록 예방하는 노력을 꾸준히 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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