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시
시(詩)가 있어야 한다
새, 푸른 풀, 나무
곤충, 먼지만 한 벌레,
하얗게 둥근 달
반짝이는 별들,
수많은 돌멩이조차
꽃에게 손을 내미는 아이
아이에게 향기를 주는 꽃도
시가 있어야 살 듯이
가물은 이 땅에
새의 폐 속에 들어갔던 공기가
꽃의 폐 속으로도 들어오듯이
이 땅의 이슬 같은
생명들은 시의 비가
내려야 산다.
구약성서의 ‘시편’을 보면 신에게 경배와 송축의 가장 효율적이고 적절한 방법의 하나가 시(詩)를 쓰는 것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시에서 시인도 우주의 모든 것 존재의 방식을 인식하는 가장 좋은 형식은 바로 시라고 역설하고 있음을 본다. 시에 대한 시인의 신념과 시업(詩業)에 정진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시인의 마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