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수술서부터 이식까지 원스톱시스템 구축할 터
암 수술서부터 이식까지 원스톱시스템 구축할 터
  • 김민정기자
  • 등록일 2020.07.28 19:54
  • 게재일 2020.0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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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세명기독병원, 간담췌 치료분야 지역 선도
‘지역 최초 수술 성공’ 외과 박형우 과장

포항세명기독병원 외과 박형우 과장은 간담췌 질환과 이식을 전문적으로 치료한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외과 임상 자문의와 울산대 의과대학 외래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포항세명기독병원 제공
포항세명기독병원 외과 박형우 과장은 간담췌 질환과 이식을 전문적으로 치료한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외과 임상 자문의와 울산대 의과대학 외래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포항세명기독병원 제공

간·담도·췌장 수술은 의사들 사이에서도 어렵기로 소문이 났다. 시간도 꽤 오래 걸린다. 수술이 끝나도 합병증까지 지켜봐야 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이 많지만, 그만큼보람이 크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이들은 간담췌 분야를 ‘외과의 꽃’이라 일컫는다. 포항세명기독병원(병원장 한동선)이 최근 간담췌 수술을 연이어 성공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종합병원으로서 제 역할과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지역 최초로 간암 수술을 시행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복강경을 이용한 좌측 부신 절제술을 진행하는 등 간담췌 분야 수술적 치료와 관련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역사’의 주역은 외과 박형우 과장이다. 그는 전남대 의과대학 졸업 후 2006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수련의 과정을 거쳐 국내 간이식·간담도외과 최고 전문의로 알려진 이승규 교수팀에서 10년간 활동했다. 이후 울산대병원 교수로 재직하며 간이식 수술 100례, 간담췌 수술 2천500례를 달성했다. 지난해 1월 세명기독병원에 부임한 이후로는 ‘지역 최초’ 타이틀이 걸린 수술들을 잇달아 성공했다. 얼마 전 그가 10번째 간암 수술을 마쳤다는 소식을 듣고, 박형우 과장을 직접 만나 자세한 지역의료 현황과 향후 계획 등을 물었다.

 

수도권 대형병원 수준 의료서비스 지역서도 가능

환자들 경제적 부담·피로감 등 줄이는데 큰 도움

간이식이 간암 치료에 가장 좋은 예후 보이고 있어

장기기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 이끌어내는게 중요

암수술은 대도시 큰병원서 한다는 선입견 버리고

내 집 가까이 있는 의사·병원 믿고 치료 받았으면

포항 최초로 ‘간암 수술’에 성공한        포항세명기독병원이 간이식을 통해          지역 의료수준을 한층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세명기독병원 제공
포항 최초로 ‘간암 수술’에 성공한 포항세명기독병원이 간이식을 통해 지역 의료수준을 한층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세명기독병원 제공



-포항에서 근무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간담췌 치료분야에서 두각을 보인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주로 수도권 소재 대형병원이나 대학병원급에서 시행되는 의료서비스가 포항에서도 가능하도록 이뤄냈다는 점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환자들은 그동안 대학병원 수준의 진료를 받으려면 비교적 가까운 대구나 멀게는 서울까지 가야 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치료가 불가능할 것이라 여겼던 분야까지 현대 의학이 빠르게 치료 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지역 의료계에 미치기까지는 시간이 몇 곱절 더 걸리는 듯하다. 특히 암 치료와 관련해서는 지역민들에게 선택의 여지조차 제공하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간암 치료는 상급종합병원에서도 고난도 수술로 꼽는다. 작년부터 우리 병원에서 간담췌 치료를 위한 수술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이나 정신적, 육체적 피로감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수술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정작 수술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교수 생활을 마무리 짓고 병원에 부임하자마자 “앞으로 간 수술을 하겠다”고 말했더니 동료 의사들조차도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환자들 역시 간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진단하면, 대뜸 대구나 서울에 있는 좋은 병원부터 소개해달라고 했다. 수술에 앞서 병원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들을 설득하는 게 우선이었다.



-의사 입장에서는 워낙 어려운 수술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환자 입장에서는 암 진단을 받으면 당장 큰 병원부터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암 치료는 수술만 받는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수술 후에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가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치료가 끝나더라도 최소 5년간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오랜 시간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질환이기에 무작정 대도시에 있는 병원을 선택한다면 시간이나 경제적 부담은 차치하더라도, 환자와 보호자가 이동에 따른 육체적, 정신적 부담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 우선 어느 부위에,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부터 파악하고 집 가까이에 치료를 맡길 수 있는 의사나 병원이 있는지 알아보는 게 바람직하다.



-간암은 국내에서 여섯 번째로 많이 발병하지만, 사망률은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무서운 질환이다. 현대 의학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간 이식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고주파 치료나 간 절제술은 암 조직만 제거하기 때문에 수술 후 남아 있는 간에서 언제든 재발 가능하다. 반면 간 이식을 받으면 환자의 간을 모두 떼어내고, 공여자의 간을 이식하므로 수술 후 회복만 하면 정상 간으로 생활할 수 있다고 한다. 포항에서도 간 이식 수술이 가능한가.

△국내에서 장기이식이 가장 활발한 서울아산병원에서 수련 과정을 통해 장기기증과 이식을 하나의 과정에서 배웠다. 우리 병원에서도 간담췌 치료와 관련해 수술부터 이식까지 원스톱 의료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창 준비 중이다. 문제는 장기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해 실제로 뇌사자 간이식은 매우 적은 확률로 이뤄진다. 간암 환자가 뇌사자 간이식을 기다리는 사이 암이 진행돼 대기자에서 탈락하는 경우도 있다. 안타까운 처지에 놓인 환자들이 너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장기기증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장기기증에 대한 시민의식이 뒷받침돼야 하는 부분이다.

△지난해 8월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우리 병원이 뇌사 장기기증자 관리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후 한국장기조직기증활성화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지금까지 뇌사자 10명으로부터 소중한 기증을 받았다. 간 이식이 간암 치료에 있어서 가장 좋은 예후를 보이고 있기에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장기기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간담췌 치료 특화병원으로 불릴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포항엔 아직 대학병원이 없지만, 사명감을 갖고 우리 병원이 대학병원급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앞장설 계획이다. 믿을 수 있는 진료로 환자들이 대도시로 나갈 때 드는 시간적, 경제적 부담과 이동의 불편함을 최소화해 오직 건강회복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의료진의 노력이 최우선이겠지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무조건 암 수술은 대도시 큰 병원에서 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내려놓고 내 집 가까이에 있는 의사와 병원을 믿고 치료받았으면 한다. 하루빨리 포항 의료계의 중증질환 치료영역이 확산돼 환자와 보호자가 고민 없이 지역 병원을 택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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