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사동)항 외항에 피항 온 중국어선들
울릉(사동)항 외항에 피항 온 중국어선들

울릉군수산업협동조합(조합장 김형수)에 위판 되는 오징어가 해마다 감소하는 이유가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때문으로 밝혀졌다.

오징어가 고갈되면서 지난해 울릉수협위판에 위판된 물오징어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20마리에 12만 원을 넘어서 거래되면서 울릉도 오징어가 금징어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

최근 3년간 울릉수협 오징어 위판 실정을 보면 지난 2017년 930t 86억 4천900만 원, 2018년 750t 74억 4천19만 원, 2019년 712t 49억 3천100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이같이 울릉도 및 동해의 오징어 어획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원인을 궁금해한 과학자들이 기계학습 기술을 이용한 위성사진 분석 등으로 중국의 불법 어획이 핵심 원인이라는 증거를 찾아냈다.

지난 2015년에 설립된 국제 비영리단체 ‘글로벌 어업 감시’(GFW)는 이런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한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미국의 공동 연구팀은 기계학습 기술, 선명한 위성사진, 야간 빛 감지 광학 기술 등을 결합해 동해에서 중국 어선들의 활동을 분석했다.
 

울릉저동항 외항에 피항 온 중국어선들
울릉저동항 외항에 피항 온 중국어선들

이정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양식·어업연구실장과 글로벌피싱와치(GFW), 일본수산연구교육기구(FRA)연구진이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북한수역의 암흑선단’을 밝혀냈다.

'Illuminating Dark Fishing Fleets in North Korea' 라는 논문에 따르면 2017년에 900척 이상, 2018년 700척 이상의 중국어선이 동해 북한수역 내에서 16만t 이상의 살 오징어를 어획했다.

700~900척에 달하는 중국의 ‘유령 선단’이 2017년부터 2년 동안 몰래 잡아들인 오징어가 16만t은 한국과 일본의 한해 어획량 합계와 맞먹는 금액으로 약 4억 4천만 달러(약 5천300억 원) 어치다.

2017~2018년 국내 오징어의 평균 가격은 1kg당 6천562원으로 이를 고려할 경우 중국어선의 오징어 불법조업금액은 1조 원이 넘어선다.

박재윤 GFW 데이터과학자는 “불법조업에 참여한 선단은 중국 전체 원양어선의 3분의 1 규모로 한 국가의 상업선단이 타국 수역에서 저지른 불법조업 사례 중 사상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UN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7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 이후 북한을 제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고, 이에 따라 북한 내 수역에서 타국 선박에 의한 조업은 금지된 상태다.

 

울릉북면 천부 외항에 피항온 중국어선

이 선박들은 대부분 조업에 필요한 서류를 휴대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 당국의 공식적인 허가를 받지 않았거나, 미등록 혹은 면허 없이 조업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

울릉도 어민들에 따르면 북한 수역으로 오징어 조업을 하려 들어가는 중국어선의 3분 2가 불법 어선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3년 이후 한국과 일본 수역에서 어획량이 각각 80%와 82% 급감한 것을 지적했다. 중국어선 북한수역 오징어 조업은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됐다.

한편, 이번에 시행한 연구에서는 동해 북한수역에서 조업하는 암흑선단의 실체를 밝혀내고자 선박자동식별시스템과 레이더이미지, 야간 광학이미지, 고해상도 광학이미지 등을 사용했다.

이는 어선의 불법조업을 위성 등 과학기술로 확인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글로벌 어업 감시’는 주변국 어부들에게 경제적 손해를 끼치면서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불법 어업을 막기 위한 국제 협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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