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중앙상가 내 아트갤러리 빛 개관 6년
이나나 관장
‘2014년 국제아트페스티벌’ 주관
구도심의 새 예술 중심지 변화 모색
2015년 지역 작가 지원 시작
젊은 작가전 등 6년간 수십번 개최
8월31일까지 소장전 진행

이나나 관장이 자신이 만들어 올해 6주년이 된 아트갤러리 빛에서 활짝 웃고 있다.

(구도심의 폐 공간을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아트갤러리 빛이 개관 6주년을 맞았다. 포항시 북구 중앙상가길 61에 있는 아트갤러리 빛은 관장인 이나나 문인화가가 비상업적 갤러리, 포항문화의 새로운 소통공간을 표방하며 만든 문화공간이다.

아트갤러리 빛이 자리한 중앙상가 실개천 거리는 한때 포항 경제의 중심지였던 명성을 뒤로하고 지금은 텅 빈 상가와 어두운 뒷골목만 남아 있는 곳이다. 이나나 관장은 갤러리를 만든 취지를 “인문학,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빛의 문화로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바쁜 일상으로 침체된 시민들의 삶에 한 줄기 빛이 돼 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이 관장은 영남지역의 대표적 문인화가인 죽농 서동균 선생의 아들인 야정 서근섭 전 계명대 교수를 사사했다. 문인화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도 간결하고 아름다운 생명감 있는 현대적 문인화를 선보여 왔다. 이 관장은 전통문인화의 경계에만 머무르지 않고 추상적인 문인화법을 모색하는 등 실험정신이 강한 작가로서 왕성한 예술활동과 더불어 계명대, 동국대에서 후학을 지도하면서 예술의 사회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포항예술문화연구소의 15회째 행사였던 지난 ‘2014 국제아트페스티벌’ 위원장을 맡았을 때 이 관장은 이 축제의 주제를 ‘예술로 재생되는 구도심, 아트존’으로 정했었다. 포항시 북구 중앙로 298번길에서 빈 상가를 임대해 예술전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차 없는 거리로 만들어 도로미화작업을 거친 후 폐간판 등에 환경미술을 설치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당시 페스티벌은 또 국악문화융합공연, 스트릿 댄스, 관현악 연주, 상인과 시민이 만드는 패션쇼 등 다양한 거리공연을 유치해 시민의 구도심 유입을 유도하고 예술문화 체험과 함께 상인들의 상업 활동에 활기를 주기도 했다. 신도심 개발과 시 청사 이전 등으로 상권이 몰락하며 문을 닫는 상가들이 속출하고 있는 포항 중앙상가 구도심을 새로운 예술의 중심지로 탈바꿈시켜 옛 전성기의 활기를 부활시키고자 한 취지가 성공했던 것이다. 축제가 끝난 뒤 이 관장은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이 관장은 “그동안 예술은 예술인만을 위한 축제였지 시민들과 소통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 스스로를 반성하면서 아트갤러리 빛은 예술인과 예술인이 화답하고 예술인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문화공간을 만들 요량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한다.

2015년 4월 국내 처음 영남 문인화를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던 문인화가 이나나가 마침내 갤러리 대표로서 자신과 같은 지역 작가들을 지원하는 아트갤러리 빛을 만들기 시작했다. 갤러리를 여는 데는 6개월 정도가 걸렸다.

지역 작가, 젊은 작가 초대전을 중심으로 6년 동안 수십 번의 전시를 했다.
 

‘아트갤러리 빛 소장전’이 열리고 있는 아트갤러리 빛.
‘아트갤러리 빛 소장전’이 열리고 있는 아트갤러리 빛.

빈 상가로 장기간 방치돼 있던 중앙상가에 예술인들의 입주를 유도하는 한편, 뒷골목 벽면에 벽화 작업을 하고 인문학 릴레이 작은 콘서트 등 의미있는 기획 행사도 열었다. 현재 아트갤러리 빛에서는 아트갤러리 빛 소장전이 열리고 있다. 이 관장은 이번 전시회에 대해 “‘우리 지역 스타작가 알아보기 기획초대전’을 열었던 서양화가 박승태, 서양화가 이성민 작가를 비롯해 지역의 중진 서양화가 양군익 작가 등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마음의 문을 열기 어려운 즈음, 기획전시를 열기보다 지역 작가들의 친근한 작품들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박승태 작가는 포항 죽도시장 일대 낮의 모습과 포근하고 여운을 주는 밤거리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서양화가 이성민 작가의 ‘도약’은 북부해수욕장을 배경으로 여성 점퍼가 낙하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양군익 작가의 ‘고양이’는 단순히 사육하는 동물이 아닌 인생의 반려자, 동반자라는 인식이 강해진 반려동물 고양이의 모습이 패러디 돼 있다.

“이제 많은 시민에게 아트갤러리 빛의 존재가 알려졌다. 계속해왔지만 청년작가 초대전, 지역 스타작가 알아보기 기획초대전 등을 좀 더 체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또 인문학 특강과 클래식 앙상블 공연, 전통차 시음 등등 다양한 문화행사로 갤러리란 공간의 범위를 좀 더 넓혀 볼 생각이다.” 개관 6주년을 맞은 아트갤러리 빛의 미래에 관한 이 관장의 소망은 여전히 뜨겁다. ▲‘아트갤러리 빛 소장전’= 8월 31일까지 포항 아트갤러리 빛.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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