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어등 없는 서·남해 자망어선, 동해로 오징어 원정 조업
채낚기어선 집어등 밝히면 그물로 가로채… 어민들 분통
中어선·트롤선 이어 외지어선까지… 생계위협 대책 시급

울릉군수산업협동조합 저동항 유류 급유소에서 서·남해 자망어선의 유류급유를 놓고 울릉도 어민들과 외지 자망선박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하는 등 국내 어민들끼리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제주도 소속 자망어업어선 2척이 각각 30드럼의 유류를 공급받고자 울릉도 저동항 울릉수협 급유소 앞에 입항하자, 울릉도 어민들은 “자망어업어선들은 울릉도 채낚기 어선들의 조업을 방해해 범죄나 마찬가지”라며 급유를 해서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어민들에 따르면 자망어선들은 오징어를 모으는 집어등이 없다. 이에 울릉도 및 동해안 오징어 채낚기 어선들이 불을 밝혀 오징어를 집어하면, 그 틈을 이용해 그물로 싹쓸이 조업을 한다는 것. 따라서 오징어 채낚기 어선들에게 피해를 주는 자망어선에 유류를 공급해주면 안 된다는 것이 어민들의 입장이다. 결국 이날 제주도 어선들은 제주까지 선박을 운항할 유류만 공급받고 돌아가기로 합의하고 각각 20드럼씩 싣고 떠났다.

이렇듯 최근 동해에서 서·남해 자망어선들이 오징어를 싹쓸이하는 문제가 심각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김해수 (사)전국채낚기실무자 울릉어업인총연합회 회장은 “그나마 중국 어선들은 집어선과 함께 조업하기 때문에 울릉도 및 동해안 채낚기 어선들과 겹쳐지지 않지만, 서·남해 자망어선은 남이 해 놓은 밥에 숟가락만 갖고 덤비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중국어선의 그물을 이용한 싹쓸이에 국내 트롤선의 불법어업과 서·남해 자망어선의 진출까지 겹치며 울릉도를 비롯한 동해안 오징어채낚기 어선들은 조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서·남해자망어선들은 조기를 잡는 어선들이지만, 지난해 조기 금어기에 서·남해에서 오징어가 잡혀 많은 수익을 올리자 이번에 동해까지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릉/김두한기자

    김두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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