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미술관: 올림포스 신과 그 상징 편’
이주헌 지음·아트북스 펴냄
교양·1만9천
책에서 저자는 “신화는 상상력의 소산이며, 미술가들은 신화의 내용을 항상 그대로 반영해 작품을 제작하지만은 않는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들 미술작품을 따로 떼어 살펴볼 필요가 있고, 또 우리가 유럽의 미술관에 가면 보게 되는, 신화를 주제로 한 미술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이들 작품을 ‘신화미술’이라고 정의하고, 좀더 깊이 있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신화의 미술관’은 그런 의미에서 신화를 재창조한 미술가들의 작품을 선별해 감상하게 하며, 더 나아가 상상의 폭을 넓혀준다.
책은 그리스신화의 주요 캐릭터들과 일화들을 서양의 신화미술 작품들을 통해 살펴보게끔 구성됐다. 총 두 권으로 묶어 출간될 예정으로, 이번에 펴낸 ‘올리포스 신과 그 상징 편’에서는 신화 속 주요 캐릭터인 올림포스 신들을 중점적으로 표현한 미술작품들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책에서 소개하는 미술작품들은 고대에 만들어진 조각과 도기화도 일부 실려 있으나, 대부분 르네상스 이후 제작된 그림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이는 이 책이 신화미술을 ‘감상’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어 우리에게 익숙한 르네상스 이후의 작품들이 그 목적에 걸맞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고대의 미술작품들도 얼마든지 감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작품들은 감상 이전에 숭배와 의식을 위해 제작된 것들이 많기에 예술적 풍미를 얻는 데 한계가 있다.
아테나가 지혜를 상징하고, 아프로디테가 미를 상징하는 데서 알 수 있듯 그리스신화의 신들은 세계의 다양한 가치나 덕, 현상을 상징하는 존재들이고, 신들 또한 그들의 표지물을 통해 다채로운 방식으로 표상됐다. 그런 만큼 이들을 동원한 다양한 주제화와 알레고리화가 많이 그려졌는데, 그 표지와 상징의 역할을 알면 코드를 풀어나가듯이 그림을 해석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