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북도내 176건 발생
농가들 각별한 주의 요구돼
CCTV·경보기 설치 등 도움
경찰, 순찰 강화 등 예방 총력

#1 30대 형제가 전국 농촌 지역을 돌아다니며 빈집을 골라 12차례에 걸쳐 2천400만원의 현금과 귀금속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농촌 주택을 표적으로 삼아 “계세요”라고 불러 인기척이 없으면 출입문이나 창문을 통해 침입해 금품을 훔쳤다.

#2 40대 부부는 한 주택에 침입해 현금 1천170만원과 귀중품 등 총 4천700여만원 상당을 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부인 B씨가 절도 행각을 벌일 때 남편 A씨는 망을 보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B씨는 주택에 침입했다가 인기척을 느껴지면 의심을 피하기 위해 “이장님 집이 아니냐”며 둘러대기도 했다.

#3 절도전과 10범인 C씨는 20여회에 걸쳐 구미, 칠곡 등 농촌지역 빈집에서 1천300만원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농번기로 농민들이 집을 비우는 낮 시간대를 이용해 “아무도 안계세요”라고 불러 인기척이 없으면 출입문이나 창문으로 들어가 장롱과 서랍장 등에서 금품을 훔쳤다.

본격적인 농번기를 맞아 농촌지역 빈집을 노리는 절도범이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어 농가의 각별한 주의와 함께 치안당국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28일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 23개 시·군에서 565건(296건 검거)의 빈집털이 사건이 발생했다. 이중 농번기(3월~5월)인 4월에만 32%의 181건(125건 검거)이나 일어났다.

올해 4월에도 176건(106건 검거)이 발생하는 등 빈집털이 절도범이 활개를 치고 있다.

대부분 농촌에는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자녀들을 타지에 보내고 농사일을 하며 새벽에 밭에 나가 땅거미 질 무렵 집에 들어오다 보니 많은 농가 주택들이 절도범의 표적이 되고 있다.

또 농촌은 도시와 달리 주택이 밀집돼 있지 않고 방범용 CCTV도 설치돼 있지 않은 곳이 많아 피해를 입어도 증거를 확보하기 쉽지 않아 절도범들의 먹이 감이 되고 있다.

하지만 빈집털이는 조금만 주의하고 주변을 살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은 철저한 문단속이다.

집을 비울 땐 현관, 대문뿐만 아니라 창문까지 확인하고 잠가야 한다. 빈집이라도 문이 잠겨 있다면 문을 뜯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절도의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주변에 모형 CCTV나 각종 경보기를 설치한다면 절도범을 심리적으로 위축시켜 범행을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다.

현금과 귀금속 등은 금융기관에 예치하고 집안에 거액의 현금을 두는 것은 피해야 한다.

통장에 비밀번호를 적어 놓거나 신분증과 도장을 같은 공간에 보관하면 예금인출 등 추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장기간 집을 비울 일이 있거나 여행을 갈 일이 있다면 사전에 관할 지구대나 파출소에 신고해 빈집 예약순찰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받아볼 수 있어 절도 등 각종 범죄뿐만 아니라 화재까지도 예방할 수 있다.

도내 경찰서 관계자들은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농촌 빈집을 겨냥한 절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농촌 빈집털이 범죄 예방을 위해 외출 시 철저한 문단속을 할 것과 빈집처럼 보이지 않도록 라디오를 켜두는 것도 범죄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어 “순찰을 강화하는 등 빈집털이 절도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거동이 수상하거나 낯선 차량이 보이면 즉시 지·파출소에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김재민 경일대 경찰행정과 교수는 “농번기 농촌지역 빈집이 범죄자들에게 매력적 표적이 되고 있다”며 “예방을 위해서는 경찰의 지속적인 방범 예방 순찰과 농촌 마을 입·출구에 CCTV 확충, 농민들의 범죄신고 체제가 조화를 이룬다면 빈집털이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