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마음 돌보고 있나요?
자신의 마음 돌보고 있나요?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20.04.02 20:01
  • 게재일 2020.0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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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

정정엽 지음·다산초당 펴냄
인문·1만5천800원

우리는 종종 내 마음과 상관없이 나를 꾸며낼 때가 있다. 상대방의 농담에 화가 나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게 아닐까 싶어 미소를 지어 보이고, 일이 잘 안 풀릴까 걱정돼도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보이기 싫어 불안감을 숨기며 하고 싶은 일보다 자신에게 요구되는 일을 선택한다.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따르기보다 ‘그래야 한다’라는 틀에 자신을 끼워 맞추다 보니 감정과 욕구를 억누르고 모른 척하는 것이 습관이 돼 버린다.

‘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다산초당)는 국내 최초의 대중 정신건강전문지 ‘정신의학신문’ 창간인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정정엽 원장이 내 감정과 생각을 다루는 법을 알려주는 인문 심리서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라고 말하는 책은 많지만 정작 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드물다. 저자는 “살면서 한 번도 자신의 마음을 돌본 적이 없다면 몇 살인지와 상관없이 새삼스럽게 자신을 관찰하고 발견하고 이해해줘야 한다”라고 말한다. 더 이상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삶이 떠밀려가도록 내버려두고 싶지 않다면, 사는 게 버겁고 힘들어서 자꾸만 무기력에 빠진다면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일에 이 책이 가장 든든한 조력자가 돼 줄 것이다.



△나를 괴롭히는 마음의 덫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긍정하게 만드는 자기결정권 연습

사람들은 흔히 생각과 감정은 제어할 수 없다고 여기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저자는 모든 생각과 감정을 점검할 필요는 없지만 벗어날 수 없는 어떤 생각 때문에 괴롭다면 그 생각의 뿌리를 직면하고 교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나는 사랑스럽지 않아’, ‘나는 아직 부족해’, ‘나는 특별하지 않아’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는 것은 그 생각을 만드는 생각의 뿌리가 우리 사고 안에 깊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치하면 마음의 덫이 돼 앞으로 나아가려는 우리의 발목을 자꾸 붙잡는다.

정신 치료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는 교정적 감정 경험(corrective emotional experience)은 생각의 뿌리를 바꾼다. 저자는 “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생각의 뿌리가 스스로를 억압하게 만든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응원의 말을 건넨다. 나를 긍정하고 내 생각을 용기 있게 선택할 수 있을 때, 즉 삶의 결정권이 내 손 안에 있을 때 인생은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높은 자존감을 위해서는 건강한 자기감이 필요하다

최근 몇 년간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며 거의 모든 문제를 자존감으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서점의 베스트셀러 매대는 물론이고 일상의 대화에서도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흔하게 사용되며 ‘높은 자존감’이 또 하나의 스펙이 된 것 같은 분위기다. 그런데 정말 모든 것은 자존감의 문제일까?

저자는 높은 자존감은 건강한 자기감 위에 세워질 수 있다고 말한다. 자존감이 자신을 존중하는 감각이라면 자기감은 자신을 이해하는 감각이다. 자존감을 해치지 않고 지켜주고 북돋아주는 방법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선행돼야 할 것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판단하고 인지하는 자기감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존중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자존감은 주변의 상황, 타인의 반응 등에 의해 언제든 쉽게 흔들릴 수 있지만 자기감은 자신에 대한 개념, 가치관이기 때문에 고정적이고 전체적이다. 건강한 자기감을 갖출 때 스스로도 존중할 수 있고 타인의 시선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고 내 마음을 지키는 셀프 심리 코칭

정신의학신문의 상담 코너에는 매주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이 도착한다. 사연을 보낸 이들은 사는 곳도, 하는 일도, 나이도 각기 다르지만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것을 어려워한다. 지금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고, 뭔가 달라지고 싶은데 어떤 변화를 원하는지조차 모르겠으니 전문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자기 마음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은 저자는 독자들이 전문의를 찾지 않고 ‘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만으로도 누구나 마음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셀프 심리 코칭 과정을 상세히 담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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