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불러다가 ‘팽’시켜” 비난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추천에서도 대구와 경북 지역이 외면당했다. 미래통합당의 지역 ‘공천 학살’에 이은 두 번째다.

이와 관련, 지역 정가에서는 “지역민들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데 앞장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와 경북의 대표 정당인 통합당과 한국당이 지역 홀대에 불을 지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을 중심으로 ‘황교안 대표 책임론’을 비롯해 통합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반발이 커지면서 당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래한국당은 지난 16일 오후 비례대표 40명 후보의 이름과 순번을 공개했다. 이번 총선에서 20번까지가 당선 안정권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구와 경북 지역 출신 인사들은 상위 순번에 단 1명만 포함됐다. 이앵규 전 대구시당 사무처장 등 공천을 신청했던 지역 인사들은 후순위에 밀리거나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실제 14번에 배정된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 국장이 유일하게 당선 안정권에 포함됐다. 하지만 한무경 전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은 당선권과 거리가 먼 39번에 이름을 올렸다. 통합당(옛 자유한국당) 인재영입 4호로 영입됐던 지역 출신 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 씨는 지역몫 비례대표로 유력시됐으나 제외됐고, 대한약사회 총회의장인 양명모 전 시의원, 권오섭 시당 상임위원장 등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비례대표 공모에 응했던 공익신고자 이종헌 씨는 17일 전화통화에서 “대구 출신으로서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TK지역민들에게 한 석의 비례의석이라도 가져다 드리려했으나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면서도 “당에서 사람을 불러다가 ‘팽’시킨 꼴이다. 4년 후 있을 22대 총선 때 누가 당에 오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통합당 보수색을 희석시키고 외연확장을 위해 인재영입됐다”며 “그러나 외연확장보다는 보수색이 강한 인사들만 영입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때문에 지역정가에서는 TK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말과 함께 이른바 ‘TK홀대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을 심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통합당 소속 TK지역 한 관계자는 “TK 정치력 약화는 물론 TK지역 위상까지 축소될 위기에 놓였는데도 당은 TK지역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는 일만 자꾸 벌이는 것 같다”며 “통합당에 표를 몰아줄 지, 이제는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통합당 인사들조차 TK지역 공천 반발과 비례대표 TK인사 홀대 등으로 인해 TK민심이 예사롭지 않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통합당 한 의원은 “TK지역의 경우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TK완승’기류가 강했으나 이번주를 기점으로 TK민심이 바뀌고 있다”며 “통합당이 완승보다는 무소속 후보 당선 등 TK민심이 보수정당인 통합당을 외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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