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서울 TK 꽂고 돌려막고 짜맞춘 공천
홍준표 무소속 가세 등 선거판 ‘대변동’ 조짐

미래통합당의 납득하기 힘든 TK(대구·경북) 공천으로 지역이 구석구석 시끄럽다. 특히 경남 양산을 공천이 무산된 홍준표 전 대표까지 대구 무소속 출마에 가세하면서 공천 후유증이 거세게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의 복마전 공천으로 지역민들은 매우 복잡한 심사에 빠져들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곤혹스러운 상황에 망연자실할 지경이다. 때에 따라서는 ‘무소속 연대’ 등 비정상적인 혼돈의 선거 형국이 펼쳐질 공산도 높아지고 있다.

일부 생면부지(生面不知) 낙하산 공천자의 경우 마을 길도 제대로 모르는, 고향만 TK인 ‘서울 TK’ 인사들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동시-예천군 선거구에서 공천을 받은 김형동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를 옹호하는 내용의 칼럼을 진보성향 언론에 오랫동안 기고해 온 인사로 드러났다. 포항남·울릉과 경주는 여론조사 1, 2위는 탈락시키고, 하위그룹 신청자들을 경선시켰다며 주민들이 어이없어하고 있다. 이 같은 공천 행태야말로 ‘막대기만 세워도 당선된다’는 모욕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음험한’ 기준을 동원해 막 내리꽂은 횡포 아닌가.

선거구 조정조차도 예측 못 한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재공모해 경선에 붙인 지역의 공천 역시 TK 유권자의 자존심을 짓밟은 짜맞추기 횡포다. 영주·영양·봉화·울진 선거구에서 결정한 3자 경선(황헌·박형수·이귀영)은 영주 출신의 황헌 전 MBC앵커에게 공천을 주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군위·의성·청송·영덕에서는 대구중·남구에서 탈락한 김희국 전 의원과 대구동구갑에서 탈락한 천영식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끌어다 붙인 전형적인 ‘돌려막기’ 공천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민심을 바탕으로 ‘무소속 연대’의 탄생 등 조만간 지역 선거 판도에 대지진이 일어날 조짐이 일고 있다. 공관위로부터 컷오프된 대구 달서갑 곽대훈 의원이 ‘무소속 출마’ 선언 첫 테이프를 끊었다. 경남 양산을 지역에서 컷오프당한 홍준표 전 대표는 17일 대구수성을 출마 선언을 예정하고 있다. 아무래도 홍 전 대표의 무소속 선언이 기폭제가 되어서 TK 선거 판도에 커다란 변화가 초래될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통합당의 무리한 TK 공천의 원인은 결국 민심을 오판한 퇴행적 오만(傲慢)의 결과일 것이다. 반드시 정리해야 할 구태는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채 또다시 사심을 작동시킨 막장 공천이 자행된 꼴이다. 정작 골치 아픈 쪽은 지역 유권자들이다.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에다가 오만방자한 제1야당의 공천 행태에 대한 ‘응징’도 함께 해야 할 사명까지 짊어졌으니 이만저만 거북한 게 아니다. 일부에서 “TK당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격앙이 나오는 것도 결코 과한 반응이 아니다. 제1야당 미래통합당의 불합리한 공천으로 TK 지역의 4·15총선이 최악의 출발선 앞에 서 있다. <관련기사 4·5면>

/안재휘논설위원 ajh-77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