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주 영

아직 잠들지 못하는 이 있다

머리 부딪치며 파도를 몰고

달려오는 광기

진한 바닷냄새 몰고 오는 바람 같은 사람

그대 잠들지 못한 저 바다의 가슴에

달큰한 타액으로 애무하고 싶었다

절망의 젖은 뭉치들

깜깜한 밤에 궁글리며 몸부림치고

핥으며 쓰다듬으며 가라앉히며

들뜬 나의 바다

우우 방황하는 숲을 달래는

해안의 숨은 이야기

울먹이는 바다 속으로

금시라도 까무러칠 듯 성난 바람은

몇 안 되는 바닷가 마을을

적막 속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밤바다는 어떤 예감으로 웅웅거리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삶에서 느낀 절망감을 안고 밤바다 앞에 선다. 바다도 시인의 마음을 아는지 밤새워 출렁이며 잠들지 못하고 울먹인다고 표현하고 있다. 대자연은 넉넉한 가슴을 열어 인간을 품어주고 있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