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경북도가 서울에서 공부하는 지역출신 대학생을 위해 계획했던 기숙사 건립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한다. 대구시의 미온적 움직임과 기숙사 건립의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출신의 대학생을 위한 재경학사 건립은 이미 10년 전부터 논의돼 왔던 지역 현안사업이다. 지역의 우수한 인재의 학비 부담을 덜어주고 애향심 고취를 위해 필요한 사업으로 지역의 여론도 든든한 편이었다. 특히 이 사업은 대구시와 경북도가 공동으로 추진할 상생사업으로는 제격이다. 상생효과도 기대되는 분야다.

그러나 경북도내 학생의 대구 유학을 돕는 것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대구시가 은근슬쩍 빠져나감으로써 공동사업 추진이 그동안 지지부진해 왔다. 2018년에는 경북도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뜻도 밝혔으나 사업 타당성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옴으로써 또다시 사업추진이 어렵게 된 것이다. 이 사업은 장가화되거나 아니면 사실상 무산된 거나 다름없어 보인다.

호남지역을 비롯 전국의 지자체 다수가 서울 학사를 운영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아쉬운 점도 있다. 광주·전남, 전북, 강원 등 전국 8개 지자체는 서울학사 운영을 통해 지역인재의 학습의욕을 고취하고 애향심도 전파하고 있다. 또 눈에 보이지 않는 인재육성의 성과도 얻고 있다고 한다.

자치시대를 앞두고 지방대학을 육성하고 지역 우수인재의 역외 유출을 막는 측면에서 보면 꼭 재경학사 건립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또 재경학사 건립으로 지역출신 학생 다수를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효과면에서도 다소 문제는 있다.

하지만 재경학사 건립의 취지를 살리는 방법은 별도 검토되어야 한다. 지역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학사건립이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인재육성 정책을 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대구와 경북이 힘을 합치면 더 효율적 인재육성 전략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타 시도와의 형평성도 고려되는 것이 옳다. 지역출신 인재에 대한 투자는 대구경북민의 관심이자 애정이다. 대구·경북의 발전과 상생이라는 대의명분 아래서 문제를 푸는 새로운 방법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