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정 대

그곳에 가면 네가 있을 것만 같다

바람에 부서지는 섬들과 모래톱 사이로 스며드는

따스한 물방울들, 그곳에 꼭 네가 있을 것만 같다

어젯밤에는 바람 속으로 망명하는 꿈을 꾸었다

붉게 물들어 가는 단풍잎들이 밤새도록 내려

서럽도록 그리운 너의 안부를 덮어주었다

시인은 왜 새들은 목포에 가서 죽는다고 말했을까.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말처럼 황량하고 낯선 도시와 산하를 날며 살다가 죽을 땐 가장 그리워하는 곳을 찾아가는 것을 시인은 떠올리고 있다. 우리도 그곳에 가면 꼭 그리워하는 네가 있을 것만 같은 곳 하나쯤은 품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어떤 서러움 같은 것이 차오르는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