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 하

보라 저 눈 트는 꽃잎

보라 저 걷고 있는 나무

어느 길손에게

잃어버린 노래를 물으랴

나 평생 헛된 꿈만 꾸고 살아왔구나

종 울고 해 기울어서 일어나

길 떠날 채비 이제서야 하느니

가자 저 바람 속으로

가자 물보라 지는

바다의 저 어질머리

저 바람 속으로 걸어나가 님의 가슴 속으로 가자고 토로하는 시인의 가슴 뛰는 연가(戀歌)를 듣는다. 그런데 제목인 별사(別辭)는 이별의 노래를 의미하는데 어찌된 일일까. 꽃이 눈 트고 나무도 걷는데 벌써 종 치고 해가 기운다는 데서도 느껴지는 불균형을 느낄 수 있다. 시 전체에 흐르는 이러한 불균형과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