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애 숙
끌려나온 내 혼
대나무가지 끝에서 운다
박수무당의 북소리
무당의 칼 휘두르는 소리
드디어 통곡하는 내 넋의 소리
무당의 공수에 굿발이 받았는디
사방에서
이승의 울음소리 그치지 않는다
무슨 놈의 역마살이 많아
나는 수족이 묶여서도
무당의 공수에
또 다시 역마살의 피톨이 도는가
하얀 고무신 신고 저승 가는 길
이다지도 힘든 길
광주에서 서정성 높은 시를 써온 시인은 최근 풍장(風葬) 연작시를 모은 ‘풍장‘이라는 시집을 발간했다. 시인은 이 시에서 무당을 등장시켜 샤머니즘의 무격행위를 도입하고 있음을 본다. 이 시는 삶의 순정한 욕망들을 환기시키고 인간의 근원적인 허무를 일깨워 그것의 극복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