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첫 흑인 퍼스트 레이디의 인생 고백
미국 첫 흑인 퍼스트 레이디의 인생 고백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18.11.15 20:39
  • 게재일 2018.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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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밍’
미셸 오바마 지음·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자서전· 2만2천원

“내게 무언가가 된다는 것은 어딘가에 다다르거나 어떤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대신 그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움직임, 진화하는 방법, 더 나은 자신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과정이다. 그 여정에는 끝이 없다. ”-‘비커밍’554쪽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54)의 자서전 ‘비커밍’(Becoming·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이 국내 번역 출간됐다.

14일 전 세계 31개 언어로 동시 출간된 이 책은 올해 초부터 출간 예고되면서 미국 민주당 지지층을 비롯한 세계 독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역대 미국 대통령 부부 자서전 사상 최고액(약 730억원 추정)으로 판권이 팔린 후 예약 판매만으로 아마존 종합순위 1위에 올랐다.

‘비커밍’은 미국 최초의 흑인 퍼스트 레이디인 미셸 오바마가 처음으로 펴내는 자서전이다. 그녀는 이 책에서 어린 시절 가족의 이야기와 학창 시절, 법률 회사에서 젊은 오바마를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게 된 과정, 그리고 그 후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여성들의 롤모델로 거듭나기까지의 스토리를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게 담아낸다. 시카고 변두리에서 태어나 여성과 약자들의 아이콘이 되기까지, 미셸의 삶은 포기하지 않은 한 인간의 성장 스토리이자 험난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피워내는 진정한 용기를 전해준다.

책은 프롤로그, 내가 되다 (Becoming Me), 우리가 되다 (Becoming Us), 그 이상이 되다 (Becoming More), 에필로그, 감사의 말 등 총 564쪽으로 구성됐다.

이야기는 미셸이 어릴 적 살았던 시카고의 사우스사이드에서 시작된다. 그녀가 자랐던 사우스사이드는 원래 백인과 흑인들이 어울려 살던 동네였다. 그러던 것이 백인들이 차차 동네를 떠나면서 가난한 흑인 동네로 변해간다. 한번은 백인들이 사는 동네에 갔다가 누군가 미셸네 차를 길게 긁어놓는 일을 겪기도 한다. “남들보다 두 배 이상 잘해야 절반이라도 인정받는” 흑인 사회의 현실을 어린 미셸은 깨달아간다.

그러나 미셸네 가정은 남다른 데가 있었다. 늘 스스로 판단하게 하고 의견을 존중해줬던 엄마, 다발성경화증이라는 불치병에도 불구하고 의연한 삶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준 아빠, 재능을 활짝 꽃피운 믿음직한 오빠 아래에서 어린 미셸은 단단하게 영글어간다. 미셸은 특유의 성실함과 승리욕으로 우등생으로 자라난다. 헌신적인 부모 덕분이기도 했지만, “나는 이대로 충분할까?”라는 불안감이 스스로를 추동한 결과였다. 고등학교 진학 상담사가 “네가 프린스턴에 갈 재목인지 잘 모르겠구나” 하며 적대적인 말을 내뱉었을 때에도 그녀는 “두고 보라지” 하면서 기어코 프린스턴대에 입학한다. 그후 하버드 법대에까지 진학하고, 오로지 현실적인 성공을 향해 앞만 보면서 나아간다. 그러고는 마침내 고향 시카고로 금의환향해 일류 법률 회사인 시들리 앤드 오스틴에 변호사로 취직한다. 이때까지 미셸은 ‘성공’을 향해 앞만 보면서 나아가는 ‘애석한’ 존재였다고 한다. 고향 시카고에서 다니던 로펌에 “희한한 이름”을 가진 신입 인턴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버락 후세인’이라는 흔치 않은 이름을 가진 남자의 성을 따르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그였지만, 키가 크고 인상 좋은 신입 사원 오바마에게 그는 조금씩 끌렸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던 어느 밤, 오바마와 키스를 나눈 뒤 미셸의 인생 항로는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한다.

버락과의 결혼 후 미셸은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자신의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하기 위해 초인적인 스케줄로 일하는 한편, 자신의 소명을 깨닫고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일들을 만들어간다. 청년들의 공직 커리어를 돕는 ‘퍼블릭 앨라이스(Public Allies)’를 출범시키고, 고향 시카고 시정부와 시카고대 부속병원에서도 중책을 맡는다.

그러나 버락이 뜻밖에 정치적 인기를 얻고 결국 대통령이 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정치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미셸은 책에서 오바마가 대선에서 이기고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과정을 그리면서 ‘행동하는 퍼스트 레이디’로 고유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려 했던 사례들, 권력자답지 않은 소탈한 일상의 모습들을 자세히 소개한다.

2009년 전 세계를 놀라게 하며 백악관에 입성한 미셸. 이후 놀라운 행보를 거듭하면서 전 세계 여성들과 아이들을 위해 일했다. 미셸은 아동 비만과 전쟁을 벌였고 건강한 식탁을 만들기 위해 식품회사들과 싸웠다. 전 세계 소녀들의 교육을 위해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흑인 여성에 대한 편견에 당당하게 맞섰다. 그녀는 귀여운 두 딸과 함께 백악관을 역사상 가장 따뜻한 곳으로 만들었으며, 고루한 권위를 깨뜨리는 가장 지적이고 검소한 퍼스트레이디가 됐다. TV 쇼에 나가 펑크뮤직에 맞춰 춤을 추고, 차 안에서 비욘세의 노래를 불렀던 그녀는 이제 수많은 배척과 질투, 뿌리 깊은 두려움을 물리치고 세계 여성들의 롤모델이자 희망과 가능성의 아이콘이 됐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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