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명 전원 참석 임원 선출
1차 투표서 당락 ‘속전속결’
진보정당 진출 의식한 듯

포항시의회 제8대 전반기 의장에 서재원 의원, 부의장에 한진욱 의원이 선출됐다.

포항시의회는 4일 오전 10시 30분 본회의장에서 제251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의장단 선거를 진행했다.

먼저 32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의장 선거에서는 5선의 서재원(구룡포읍·장기면·호미곶면) 의원이 20표를 획득하며 10표를 얻은 4선의 복덕규(두호동·환여동) 의원을 따돌리고 당선됐다. 이밖에 이준영(구룡포읍·장기면·호미곶면) 의원 1표, 무효 1표를 받았다.

이어진 부의장 선거에서는 한진욱(기계면·기북면·죽장면·신광면·청하면·송라면) 의원이 18표를 얻어 이준영 의원(13표)과 복덕규 의원(1표)을 제치고 당선에 성공했다.

서재원 의장은 “의장으로서 엄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동료 의원의 넓은 시야와 경륜, 지혜를 모아 지방자치의 새 비전을 열어나갈 것이다”며 “포항시의회가 한 걸음 더 도약해 시민의 자존심을 살리고 시민이 행복한 포항 건설에 매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진욱 부의장은 “의장과 동료의원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포항시의회의 단합된 힘을 만들어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양한 민의가 시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집행부와 협치를 실현해 포항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당선소감을 말했다.

이번 의장, 부의장 선거는 두 선거 모두 1차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을 얻는 후보자가 나오면서 조기에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여러 후보에게 표가 갈리면서 1, 2차 투표에 이어 3차(결선) 투표에 이르러 당선자가 나왔던 이전 사례와 비교하면 매우 신속한 선출작업이 이뤄진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역대 의회가 보수정당 의원 비율이 90% 내외로 압도적이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 지방선거에서 진보정당의 선전으로 의석수의 균형이 일정부분 맞춰지면서 보수정당 의원들이 한 후보에 표를 집중시키지 않으면 자칫 의장자리를 진보정당에 내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전 10시 본회의에 앞서 상견례를 위해 마련된 의원간담회에서는 바뀐 분위기를 반영하듯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의장단 선거 이전에 원내교섭단체 대표 간 만남을 통해 원구성에 대한 조율을 진행하자고 요청한 것이 불씨를 당겼다.

민주당 김상민(장량동) 의원은 “민주당은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지난 2일 의회 사무국에 제출했는데 한국당으로부터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며 “양당 간 원활한 소통과 협치를 위해 지금이라도 의장단 선거에 앞서 한국당도 원내교섭단체를 만들어 양당 대표 간 만남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한국당 한진욱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소통과 협치에 대한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원내교섭단체에 대한 내용은 오늘 이 자리에서 처음 듣게 된 것이라 갑작스럽게 의사타진을 하기보다는 우선 정해진 의사일정을 진행한 뒤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의장단 선거 전 원내교섭단체 대표 간 의견교환을 요구하는 민주당 의원들과 의장단 선거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는 한국당 의원 간 설전이 1시간여 동안 이어지면서 의회 안팎에서는 의장단 선거 파행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다행히 민주당 의원들이 간담회장을 빠져나간 뒤 양당 의원들이 긴급회의를 통해 우선 의장단 선거를 진행키로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선거는 예정대로 치러졌다.

지역의 한 정치권 인사는 “이번 사태로 말미암아 양당 간 힘겨루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앞으로도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수 싸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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