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서 `조세회피` 의혹
美 상원 등서 잇따라 제기

▲ 애플사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국토안보·공공행정위원회 청문회 증언 도중 안경을 바로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IT(정보기술)업계의 대명사 격인 애플의 역외탈세 의혹이 부각된 가운데 구글이나 스타벅스 등 다른 다국적 기업들에도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1일(현지시간) CNN머니 등 외신들에 따르면 칼 레빈(민주·미시간)과 존 매케인(공화ㆍ애리조나) 등 상원의원들은 이날 상원 국토안보·공공행정위원회 청문회에서 애플이 역외탈세 형식으로 지난해 90억 달러(10조원 가량)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 의원은 애플이 해외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의 방식으로 미국에서 얻은 수익에 대한 세금납부를 회피했다고 지적하고 특히 2%이하의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일랜드를 `조세 회피처`로 특정했다. `애플 오퍼레이션스 인터내셔널`(AOI)은 2009~2012년 300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전세계 어느 정부에도 이에 대한 세금신고를 하지 않았고, `애플 세일즈 인터내셔널`(ASI) 역시 같은 기간 740억 달러를 벌고도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애플 외에도 아일랜드에 주요 자회사를 둔 다국적기업의 탈세 가능성이 최근 잇따라 제기됐다.

최근 영국에서 세금 회피 논란에 휩싸인 구글이 대표적이다. 구글은 2011년 영국에서 32억 파운드(약 5조4천억원)의 돈을 벌었으나 법인세로 600만 파운드(약 100억원)만 냈다.

아마존도 지난해 영국에서 43억 파운드(약 7조2천400억원) 매출을 올리고도 법인세는 매출의 0.1%만 낸 사실이 드러나 같은 청문회에서 집중포화를 맞았다. 특히 아마존은 지난해 영국에서 법인세로 240만 파운드(약 40억원)를 내고 일자리 창출 명목으로 이보다 많은 250만 파운드의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도덕성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가 영국에 진출한 1998년부터 총 30억 파운드(약 5조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법인세는 860만 파운드(145억원)만 낸 사실이 드러나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홍역을 치렀다.

이들 기업은 모두 현행 조세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관련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아일랜드도 자국을 애플과 구글 등 다국적기업의 조세 회피처로 보는 지적을 부인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애플이 2% 이하의 특별 법인세율을 적용받고 있다는 미국 상원의원들의 주장을 반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