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선전용 사이트에 본토 화염 장면 올려
의회 “北 협박 현실임을 깨달아야” 정부 질타

북한이 최근 인터넷에 올린 선전용 동영상에 미국 본토가 화염에 휩싸인 장면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 정부가 불쾌감을 표시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뉴욕으로 보이는 도시가 (북한) 미사일 공격으로 화염에 휩싸인 동영상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응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것을 봤다”고 확인했다.

뉼런드 대변인은 그러나 “여기서 그것에 대해 얘기함으로써 마치 중요한 일인 것처럼 만드는 짓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 등장한 문제의 동영상은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가 지난 2일 동영상 전문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린 `은하 9호를 타고`라는 제목의 3분 36초 분량의 영상이다.

주인공이 꿈속에서 `은하 9호` 로켓으로 발사한 스페이스 셔틀 `광명성 21호`를 타고 지구 주위를 도는 내용의 이 동영상은 마이클 잭슨 등 미국 유명 가수들이 1985년에 발표한 노래 `위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의 피아노 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동영상에는 특히 후반부에 “아메리카 어디선가 검은 연기도 보입니다”라는 한글 자막과 함께 곳곳에서 화염이 치솟는 미국 본토와 성조기가 겹치는 화면이 등장한다.

이어 “아마 강권과 전횡, 침략전쟁만을 일삼던 악의 소굴이 제가 지른 불에 타는 모양입니다”라는 자막이 나타난다.

미국 언론들은 이날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핵실험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의 비디오가 미사일 타격을 받은 미국 도시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의 마천루가 보인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하원 군사위 산하 전략군 소위원회 마이클 터너(공화·오하이오) 위원장은 “꿈같이 몽롱한 상태에서 깨어나서 북한의 협박이 현실임을 깨달아야 한다”며 정부를 질타했다고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이 보도했다.

그는 “뉴욕 폭격 비디오는 북한의 일반적인 도발을 넘어서는 것으로, 그들의 구상을 그래픽으로 미리 보여준 것이다”라며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미사일 기술을 발전시키는 동안 정부는 한가롭게 있다”고 지적했다.

터너 의원은 지난해 미 동부 연안에 미사일방어(MD) 기지를 건설하자고 앞장서 제안했다. 이 안은 백악관 반대로 기지 후보지 세 곳을 물색하는 수준에서 결정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