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유연탄 등 안정적 확보가 경쟁력
포스코·현대제철 등 최고 CEO 진두지휘

글로벌 경기침체가 진정되면서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철강업계가 `총성없는 원자재확보 전쟁`에 나섰다.

철강산업의 경쟁력은 철광석과 유연탄 등 원재료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고 특히 원재료를 거의 모두 수입해야 하는 우리나라 철강산업은 원자재 확보가 생존의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에 따라 최고 CEO가 직접 해외시장을 순회하며 원자재확보 전쟁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포스코, 정준양 회장 자원부국 순회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에프(Kiev)에서 우크라이나 최대 철강사인 Metinvest Holding사와 `원료 및 철강분야의 포괄적 협력에 관한MOU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MOU를 통해 동유럽 및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CIS(독립국가연합)지역에서 철강 및 광산분야 사업기회를 공동 모색하고, 기술 및 경영정보 등을 교류하기로 했다.

같은 날 정준양 회장은 빅토르 유셴코 (Viktor Yushchenko)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율리아 티모셴코 (Yulia Tymoshenko) 총리를 차례로 만나 적극적인 협력 의사도 확인했다.

정 회장은 대통령 및 총리와의 면담자리에서 “포스코의 철강 및 원료 합작사업을, 포스코 건설이 자원 및 플랜트, 인프라 개발에 참여하는 등 범포스코 차원에서 투자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유셴코 대통령은 “한국과 우크라이나간 협력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포스코가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으며, 이어진 면담에서 티모셴코 총리는 “앞으로 EURO 2012 개최를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사회간접자본(SOC) 구축 및 축구장건설, 정유 및 가스전 개발 등에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준다면 우크라이나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이미, 원료 공급사와의 장기 구매계약과 공급원 다변화 정책을 펴오고 있으며 최근엔 광산에 대한 직접 투자까지 늘리고 있다.

2000년 11월 서호주 필바라지역의 C구역 광산 개발사업에 참여하기로 하고 BHP빌리톤과 합작사업 계약을 체결, 이를 통해 연간 300만t 규모의 철광석을 25년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지난 2005년 8월 서호주 미드웨스트 지역 잭힐스 광산 지분 투자, 2006년 머치슨메탈 지분 투자 등도 철광석 확보를 위한 것이었다.

1998년엔 브라질 발레와 공동으로 2억2천만 달러를 투자, 코브라스코를 준공하고 연산 400만t 규모의 펠릿을 안정적으로 구매키로 했다. 펠릿은 철광석을 1차 가공해 철분 함유량을 대폭 높인 고급 철원이다.

유연탄 확보를 위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렸다. 포스코는 지난 81년 마운트솔리 광산에 20% 지분을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82년 캐나다 그린힐스 광산 지분 20% 투자, 2004년 호주 팍스리 석탄광산, 2005년 글레니스 크릭 광산과 카보로우 다운스 광산, 캐나다 엘크뷰 광산 등에 지분을 투자했다.

◆현대제철, 당진 일관제철소 소요물량 확보 완료

충남 당진에 일관제철소를 건설중인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의 성공 여부가 철광석, 석탄 등 원료의 확보에 달려있다고 판단,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브라질로 직접 날아가 원료를 확보하는 정성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달 10일 철광석 메이저인 호주 BHP빌리튼과 올해부터 8년간 2천200만t의 철광석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향후 8년간 연간 최대 340만t의 철광석을 공급받는 안정적인 원료조달 통로를 확보했다. 양사는 앞서 지난해 8월 장기 원료탄 공급 및 구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대제철은 2007년 5월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업체인 브라질 발리와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2월에는 호주 리오틴토와도 구매계약을 맺었다. 현대제철은 이번 협상으로 연산 8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운영에 필요한 철광석 전량(1천360만t)을 확보했다.

현대제철은 앞서, 지난달 28일 중국 4대 석탄 수출업체인 우광(五鑛·민메탈)그룹과 오는 2012년까지, 연간 최대 15만t의 제철용 유연탄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초 가동에 들어가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고로 1호기는 연간 400만t 쇳물의 생산이 가능하며 내년 생산계획 등을 감안했을 때 연간 300만t 가량의 유연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동국제강, 브라질 현지 고로제철소 준비 박차

동국제강이 지난해 4월 브라질 철광석 공급회사인 발레사와 합작설립한 법인 CSP사는 지난 6월 브라질 세아라 주정부와 고로제철소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CSP는 지난해 4월 동국제강 51%, 브라질 철광석 공급회사 발레가 49%의 지분으로 현지에 설립한 법인이다.

CSP는 브라질 북동부에 위치한 세아라주에 1단계로 250만~300만t 규모의 고로 1기를 짓고 2단계로 비슷한 규모의 고로 1기를 추가 건설하기 위한 현지 사업성 검토를 하고 있다. 앞서, 동국제강은 2007년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 등을 위해 브라질 CVRD사와 고로 사업 및 철광성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광물자원의 해외 의존도가 95년 86%에서 2006년 90%까지 높아지는 등 원자재의 수요가 커지면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철강, 석유화학 등 원자재 및 원료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들은 원자재 확보가 기업의 존폐와 맞물려 있어 사실상 원자재확보 전쟁에 뛰어든 셈이다.

/이창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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