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조선 대표 화가들 작품을 한 자리에서…

박선유 시민기자
등록일 2025-01-23 18:18 게재일 2025-01-24 17면
스크랩버튼
‘조선 명화전 - 경주에서 만나는 조선’
‘조선 명화전 - 경주에서 만나는 조선’전 모습.

경주문화관 1918에서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했다. ‘조선 명화전 · 경주에서 만나는 조선’이라는 타이틀로 지난 12월 17일부터 진행 중이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익숙한 그림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번 전시는 복제품을 뜻하는 ‘레플리카’로 진행된다. 특이점은 포스코의 PosART기술로 강판 위에 겹겹이 쌓여 출력된 작품들은 촉각으로도 작품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명화를 손으로 만진다는 것은 기존 미술관이나 전시장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함께 동행한 아이는 눈보다 손이 더 바삐 움직였다. 전시장은 총 4개의 섹션과 특별전으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먼저 보이는 작품은 8미터라는 엄청난 크기의 ‘강산무진도’다. 기존엔 보존 상태 문제로 부분전시만 이뤄지다 이번에 레플리카로 전폭 모두 완벽히 재현해 감상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작품들은 모두 실제 사이즈로 구현되어 있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의경, 산수화가 전시되고 있다. 사실적 표현에 중점을 두는 서양의 풍경화와 달리 예술가의 마음에서 나온 시선이 함께 동반되어 있다. 삶과 이상이 조화롭게 살아있는 풍경 사이 눈송이처럼 새하얀 매화가 가득 핀 서재에서 유유자적 책을 읽는 선비가 눈에 들어왔다. 온통 알람으로 가득 찬 하루를 보내는 입장에서 ‘매화초옥도’ 속 선비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이외에도 인왕제색도, 금강산도, 안타깝게도 아직 원본이 일본에 있는 몽유도원도도 레플리카로 제작되어 전시 중이다.

다음은 초상화와 인물 풍속도들이 전시 중이다. 사실적이면서도 내면까지 잡아낸 인물화. 대중에게 익숙한 윤두서의 자화상이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김홍도의 익숙한 풍속화와 선이 고운 미인도를 지나자 미술시간에 외웠던 매, 난, 국, 죽으로 상징되는 사군자가 나타났다. 매서운 찬기운 속 꼿꼿이 서있는 나무 속에서 김정희의 마음을 떠올려 보았다. 그리고 5만원권 지폐 속 그림으로도 잘 알려진 ‘월매도’가 보인다. 두 작품 모두 계절도 시절도 요즘과 어울리는 그림이다.

네 번째 섹션에 이르자 더없이 사랑스러운 강아지, 고양이와 털이 하나하나 살아있는 호랑이가 나타났다. 아이는 예상대로 고양이 그림 앞에 놓인 포토존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섬세한 털 표현이 살아있는 동물들과 마주하는 느낌을 갖게 했다. 작은 나비, 풀 한 포기 자연과 인간 구분 없이 소중히 생각하는 선조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작품들이다.

작품 감상이 끝나자 체험존이 기다리고 있다. 나만의 한국화 부채 만들기, 매난국죽 병풍만들기, 자개그림 만들기로 총 3가지 중 하나를 골라 체험할 수 있다. 아들은 귀여운 강아지 세 마리가 등장하는 화조구자도를 골랐다. 강아지들의 귀여운 외형 덕분에 가장 인기라고 한다.

전시는 2024년 12월 17일부터 2025년 2월 23일까지 열리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단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그리고 설 당일인 1월 29일은 휴관이다.

주말의 경우 1월, 2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4시엔 도슨트와 함께하는 감상도 가능하니 시간을 맞춰 노려볼만 하다. 경주시민뿐만 아니라 설 명절을 맞아 경주를 방문하는 귀향객 및 관광객 모두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전시로 추천한다. /박선유 시민기자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