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잡음’ 난무한 국힘 포항시장 공천···갈등 봉합·후유증 해결 과제

배준수 기자
등록일 2026-03-31 17:17 게재일 2026-04-01 7면
스크랩버튼
컷오프 반발·경선 개입 의혹·사법리스크 등 ‘점입가경’ ··포항 전체 분열 우려 
전문가 “명확한 컷오프 기준 제시 않은 중앙당 공관위가 가장 큰 문제···후유증 책임져야”
Second alt text
안승대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포항시장 경선 후보가 3월 3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공정한 경선’을 촉구했다. /경북매일 DB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포항시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이 31일 막을 올려 4월 1일 마무리한다. 이강덕 시장의 3선 연임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이번 포항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공천장을 받으려는 11명의 도전자가 몰리면서 과열 양상을 보였고, 경선 후보 4명을 뽑는 과정에서도 컷오프된 후보들이 소송과 단식 투쟁을 벌이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특히 국민의힘 중앙당이 공천권을 쥐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역 민심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경선에서 중립을 지켜야 할 당협과 시도의원들이 특정 경선 후보를 위해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갈등의 불씨를 그대로 안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선에서 중립을 지켜야 할 당협 관계자가 공천 배제된 예비후보를 찾아가 특정 후보 지지 선언을 당부했다는 이야기부터 지지 선언 과정에서 시장 당선 후 별도 혜택 제공, 자녀 시의원 비례대표 진출을 비롯해 선거구 분구 때 공천 보장 등의 뒷말이 나돈다. 

여기에다 모 당협 간부가 내부적으로 공천을 줄 예정자들만 따로 불러 “ “이번에는 당협 말 잘 듣는 후보를 밀어야 한다”며 비밀리에 지침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A씨는 “어쩌면 이게 지금 포항에서 벌어지는 국민의힘 공천의 현주소로 보여서 서글펐다”고 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4월 2일 최종 후보자가 가려지더라도 이어질 분열과 후유증이 적잖을 것으로 전망한다.   

당 공천이 특정 후보에 기울어지는 상황이 되자 안승대 경선 후보는 3월 3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공정한 경선’을 촉구했다. 안 후보는 “포항 남북구 당협의 조직적인 개입 의혹, 시도의원의 특정 후보 지지 문자메시지 발송 등은 자유민주주의 경선의 기본원칙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행위”라면서 “대구·경북은 공천이 당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공천은 더 엄격한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 당원과 시민들이 투표로 바로잡아달라”고 호소했다. 

Second alt text
포항시장 예비후보자 관련 수사 지연 논란과 공천 과정 문제를 제기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3월 30일 대구지검 포항지청 앞에서 피켓을 들고 집회를 하고 있다. /경북매일 DB

경선장 밖에서도 여진은 이어졌다. 대구지검 포항지청 앞에서는 포항바로세우기실천운동본부 등의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통해 특정 경선 후보에 대한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검찰 단계에서 보완 수사를 이유로 장기간 결론이 나지 않으면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라면서 “선거 이후 판단이 내려지면 시정 공백과 재선거 비용 등 피해가 시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Second alt text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포항시장 공천 후보 선정을 위한 공천에서 배제된 김병욱 예비후보가 단식 5일째 맞은 3월 27일 국민의힘에 독립적인 재심 기구 설치를 촉구했다. /김병욱 예비후보 제공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던 김병욱 예비후보는 3월 19일 컷오프된 이후 공천배제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삭발에 이어 8일 동안 단식 투쟁도 벌였다. 

김 예비후보는 “후보 선정에 이의를 제기해도, 최초 판결을 내린 공관위가 다시 심사를 맡는 비상식적 절차가 반복되고 있다이는 채점자가 자기 시험지를 직접 다시 채점하는 격으로, 결국 ‘셀프 면죄부’를 발행하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공관위가 스스로 내린 결정을 다시 심사하게 하는 구조는 심사자가 자신의 과거 결정의 정당성을 방어하게 할 뿐이라며 심판의 객관성과 중립성을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행위라고 법리적 부당성도 제시했다. 

그는 또 “민주당의 사법리스크를 비판하는 우리 당이 정작 포항에서는 정치자금법 위반과 가족 명의 회사 자금 횡령 등 숱한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 예비후보를 경선에 포함한 것은 명백한 이중잣대이자 자기부정”이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기록하고 법적으로 결백한 후보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배제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까지 청구됐던 이를 경선에 올린 것은 ‘기획 공천’이자 ‘시민 무시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Second alt text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포항시장 후보자 공천에서 탈락한 박승호 예비후보가 3월 23일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앙당 공관위의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경북매일 DB

컷오프 이후 경선후보자 제외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박승호 예비후보 역시 결과에 따라 무소속 출마도 고려하고 있다. “국힘 포항시장 경선에서는 지역 국회의원들의 공천 개입이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고 비판한 박 예비후보는 “포항이 바꿔야 할 것은 특정 후보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사법리스크조차 공천 앞에서는 눈감아도 된다고 믿게 만든 왜곡된 정치 구조가 진짜 문제”라고 밝혔다. 

포항 죽도시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당협이 대놓고 경선에 개입한다는 것은 그동안 보지 못한 모습”이라면서 “이 정도면 도를 넘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회의원들도 마음의 호불호는 있겠으나 중립을 지켜야 했다”며 “2년 뒤 총선에서 이번 문제는 반드시 논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른 상인은 “국민의힘이 포항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만으로 여기는 게 분명하다”라면서 “포항시민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공천 결과는 댓가를 반드시 치르게 된다.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 1·2·3위 예비후보를 컷오프하고 사법리스크를 가진 예비후보를 경선에 붙이고도 중앙당 공관위가 시민과 당원들에게 충분하게 설명하지 않은 점과 경선에서 양 국회의원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정황까지 불거지면서 심각한 불공정 경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앙당이 도당에 있던 공천권을 왜 가져갔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앙당 공관위가 컷오프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공천 기준의 명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뒤늦게라도 논란을 빚는 사법리스크  예비후보에 대한 내용을 시민에게 설명하는 등의 조치가 있었어야 했다”고 밝혔다. 엄 교수는 “중앙당도 포항 당협의 불공정 경선 개입 의혹 등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며 “포항시민을 위해서라도 중앙당 지도부와 공관위의 책임있는 역할 수행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정치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