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주택 고통 딛고 재건 “버텨낸 시간 끝에 다시 문 연다” 지원 부족·생계 막막 속에서도 재기의 의지로 버텨 주왕산 찾는 발걸음 이어지며 약수탕도 활기 되찾는 중 무너진 터전 위에 다시 세운 삶…상인들 재도약 ‘분주’
지난해 3월 25일 대형 산불이 덮친 청송의 달기약수탕 일대는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의 눈물로 얼룩졌다.
관광객들로 붐비던 약수탕 거리는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고, 상가 대부분이 불길에 휩싸이며 자취를 감췄다.
1년이 흐른 지금, 다시 찾은 현장은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변화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까맣게 그을렸던 자리 위로 새 건물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이미 영업을 시작한 업소에서는 모처럼 손님을 맞이하는 분주한 손길이 이어진다.
일부 상가는 개점을 앞두고 마지막 손질에 한창이다.
그러나 상인들에게 지난 1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한 업주는 “시간이 약이라고들 하지만, 우리에겐 그 말이 쉽게 와닿지 않았다”며 “1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버티는 하루하루였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업주는 “산불로 모든 것을 잃고 생계마저 막막했지만, 지원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했다”며 “억울한 마음도 컸지만 결국 다시 일어서는 수밖에 없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화마 이후 상인들의 삶은 임시주택으로 옮겨졌다. 낯선 공간에서 이어진 생활은 불편함을 넘어 생존의 문제였다.
장사를 멈춘 채 버텨야 했던 시간, 언제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던 막막함 속에서도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무너진 터전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의지가 서로를 버티게 했다.
최근 들어 작은 희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외부 관광객들의 문의 전화가 조금씩 늘고, 실제 방문객의 발길도 다시 이어지기 시작했다.
상인들은 아직 완전히 정비되지 않은 공간에서도 손님을 맞을 준비에 여념이 없다.
“예전처럼 북적이진 않아도, 다시 사람이 온다는 것 자체가 힘이 된다”는 말에는 긴 시간 쌓인 절박함과 기대가 함께 묻어난다.
주왕산국립공원과 맞닿아 있는 달기약수탕은 산행을 마친 관광객들이 몸을 녹이고 기력을 보충하던 청송의 대표 명소다.
한때 멈췄던 그 온기가 이제 다시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다. 완전한 회복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잿더미 위에서 다시 불을 밝힌 상인들의 하루는 단순한 생업을 넘어, 다시 살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꺼졌던 불씨가 다시 타오르듯, 달기약수탕의 온기도 그렇게 다시 끓어오르고 있다.
/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