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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地選 이슈 - 출마 예정자에게 묻는다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6-01-25 18:38 게재일 2026-01-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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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원도심‘ 재생 해법은 있나


포항 원도심은 단순히 낡은 상권이 아니다. 해방 이후 75년 동안 행정, 교통, 산업, 상업의 중심으로 기능하며 축적된 막대한 공적 자원이 응축된 공간이다. 중앙상가는 그 일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포항의 도시재생 정책은 지난 수년간 중앙상가라는 ‘점(點)’에 매달려 왔다. 결과는 냉혹하다. 2017년 이후 141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중앙상가 공실률은 50%에 육박하며 원도심 전체는 더 빠른 속도로 쇠퇴하고 있다.

이는 정책 실패라기보다 접근 방식의 한계다. 상권 하나를 살리겠다는 근시안적 처방으로는, 이미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선 도시의 흐름을 되돌릴 수 없다. 이제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중앙상가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가 아니라, “원도심에 축적된 75년의 도시 인프라를 어떻게 다시 쓰게 할 것인가”다.

-외곽 확장을 멈출 결단, ‘도시개발총량제’ 도입 의지는 있는가

△원도심 재생의 최대 걸림돌은 역설적으로 도시 외곽의 무분별한 팽창이다. 포항은 지난 수십 년간 신도시, 택지지구, 산업단지를 끊임없이 외곽에 조성해 왔다. 인구는 정체되거나 감소하는데, 도시는 계속 넓어졌다. 그 결과 도심은 비고, 인프라는 분산됐으며 행정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런 구조에서 원도심 재생은 ‘밑돌 빼서 윗돌 괴는’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 외곽 택지 개발을 방치한 채 원도심에 수백억 원을 투입해도 효과가 없는 이유다. 출마 예정자들은 더 이상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외곽 확장을 반복할 것인지, 아니면 도시개발총량제를 도입해 압축도시·적정도시로 전환할 것인지 명확히 답해야 한다. 원도심 부활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생존 전략의 문제다.

-원도심을 견인할 ‘핵심 거점’, 어디에 무엇을 둘 것인가

△도시는 거점이 움직일 때 되살아난다. 현재 포항 원도심에는 이를 견인할 명확한 앵커 시설이 없다. 그래서 제기되는 대안이 (구)포항역 일대다. 철도와 교통의 중심이자 대규모 공공부지가 남아 있는 이 공간에 포항시청을 이전하는 방안은 단순한 청사 이전이 아니다. 하루 수천 명의 행정 수요와 방문 인구를 원도심으로 끌어들이는 구조적 전환이다.

또 다른 선택지는 현 포항시청 부지다. 이곳을 과감히 스타트업파크, 창업혁신캠퍼스로 전환해 포스텍, 지역 산업과 연계된 미래산업 거점으로 재구성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핵심은 ‘상업 활성화’가 아니라 ‘도시 기능의 재배치’다. 시장 후보들은 원도심 재생의 구심점이 될 핵심 거점을 어디로 설정하고, 어떤 기능을 담을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원도심을 ‘화이트존’으로 바꿀 정치적 용기가 있는가

△과거의 원도심은 장사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미래의 원도심은 일하고, 살고, 실험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용도지역이라는 경직된 틀부터 깨야 한다. 주거, 상업, 업무, 연구가 유연하게 섞일 수 있는 ‘화이트존’ 개념의 도입이 필요하다.

포항 원도심은 이미 도로, 상하수,  공공시설 등 도시 인프라가 완비된 공간이다. 여기에 창업, 연구, 주거를 결합한 복합기능을 입히는 것이야말로 가장 비용 효율적인 도시 전략이다. 중앙상가 역시 과거의 상업지구가 아닌, 포항의 미래 산업과 창업 생태계를 실험하는 공간으로 전환돼야 한다. 출마 예정자들은 이러한 대전환을 감당할 철학과 실행력을 갖추고 있는지 답해야 한다.

- ‘재생’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감당할 준비가 됐는가

△원도심 재생은 조형물 몇 개 세우는 사업이 아니다. 그것은 도시의 혈관을 다시 잇는 고난도의 수술이다. 접근성, 생존비용, 행정 규제, 개발 방향이 동시에 바뀌지 않으면 어떤 공약도 공허해진다. 지금처럼 외곽은 계속 키우고, 원도심엔 처방전만 남발한다면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

중앙상가의 50% 공실은 실패의 결과이자 경고다. 차기 포항시장은 이 숫자를 피할 수 없다. 원도심이라는 심장을 살릴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름의 재생사업으로 시간을 보낼 것인지. 유권자들은 이제 구호가 아닌 구조를 보고 판단할 것이다.

포항의 원도심은 아직 가능성이 남아 있다. 문제는 용기다. 75년의 공적 자산을 다시 설계할 정치적 결단이 있는가. 이번 지방선거는 그 질문에 대한 가장 냉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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