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와 디지스트(DGIST) 공동 연구팀이 T세포 유래 엑소좀을 활용해 다양한 암세포를 정밀하게 표적하고 면역세포의 항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차세대 면역항암 기술을 개발했다.
경북대 의과대학 백문창 교수팀은 디지스트 뉴바이올로지학과 예경무 교수팀과 공동 연구로 엑소좀에 암세포 표적용 항체를 결합해 약물 전달 효율을 높이고, 면역 회피를 억제해 항암 작용을 강화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엑소좀은 세포가 분비하는 매우 작은 나노크기의 입자로, 세포 간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중에서도 면역세포에서 유래한 엑소좀은 모세포의 특성을 일부 모방할 수 있어 최근 주목받고 있다.
면역세포 중의 하나인 ‘CD4+ T세포’에서 유래한 엑소좀은 면역세포 활성화를 유도하며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여왔다. 그러나 기존의 엑소좀 기반 치료는 암세포로의 전달 효율이 낮고, 정확한 표적화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는 고용량 반복 투여가 불가피해 부작용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연구팀은 CD4+ T세포에서 유래한 엑소좀에 ‘트랜스페린 수용체1(Transferrin Receptor1, TfR1)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를 탑재하고, 엑소좀을 암세포에 정확히 도달하는 일종의 ‘정밀 유도 미사일’처럼 작동하게 했다. TfR1은 유방암, 폐암, 피부암 등 다양한 암에서 과발현되는 단백질이다.
실험 결과, 6종의 주요 암세포에 대한 흡수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암세포의 면역 회피 수단으로 알려진 PD-L1 및 Rab27a 단백질 발현이 크게 억제됐다. 또 CD8+ T세포의 세포 독성과 증식 능력을 증가시켜 면역반응이 강화됐으며, 생체 모델에서도 전신 독성 없이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백문창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엑소좀 기능적 재설계를 통해 면역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암종에 적용 가능한 범용 플랫폼 기술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향후 줄기세포나 CAR-T세포 등 다른 치료제와 결합된 융합형 항암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나노바이오 분야 권위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7월호에 게재됐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