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캐나다·일본 등 7개국 정상과 북러 밀착 대응·원전 논의<br/>체코·네덜란드·스웨덴·핀란드 등과는 신규 원전 건설도 협의
미국을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개최지인 워싱턴DC에서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원전, 방산 등 경제협력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안보 분야에서는 북러의 군사 협력에 대한 대응책을, 경제 분야에서는 원전건설 수주와 반도체·핵심 광물 협력 등을 놓고 세일즈 외교전을 펼쳤다.
이날 오전 7시 10분쯤 앤드루스 기지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약 4시간 후인 11시부터 독일, 캐나다, 네덜란드, 스웨덴, 체코, 핀란드, 일본 순으로 7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열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워싱턴DC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중앙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양자 정상회담에서 원전, 방산, 인프라, 공급망,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의 실질적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며 “한반도 정세,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북러 군사 협력에 대한 공조 방안도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독일의 유엔사령부 가입이나 네덜란드와의 ‘반도체 동맹’ 성과 공유 등 국가별 현안과 함께 원전 수출, 핵심 광물 공급망과 같은 현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첫 회담 상대인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와 만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한 파트너이자 가치 공유국인 한국과 독일이 양자 협력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지원, 공급망 교란, 기후 위기 등과 같은 글로벌 현안에서 공조를 더욱 긴밀히 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유엔사 가입 신청을 환영한다”며 “앞으로 관련 절차가 조속히 마무리되는 대로 독일이 유엔사 회원국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9월 정상회담 후속 조치인 ‘2+2 외교·국방 고위급 회의’ 개최를 통해 양국 안보 협력을 더욱 제도화하고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트뤼도 총리는 “한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가치 공유국들이 연대해 역내·글로벌 안보를 수호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인태 지역의 핵심 파트너인 한국과의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해 ‘2+2 외교·국방 고위급 회의’ 등을 통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의 지속된 도발과 러북 간의 군사협력이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과 유럽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북한의 비핵화와 북러 군사 협력 대응을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또 지난해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방문 시 합의했던 ‘반도체 동맹’의 일환으로 이뤄진 성과를 공유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에 강점이 있는 한국과, 반도체 장비 강국인 네덜란드가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스웨덴은 최근 100만톤 규모의 희토류 매장지가 발견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한-스웨덴 수교 65주년을 맞이해 양국 관계가 원전, 방산, 핵심광물 등의 분야에서 더욱 강화될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크리스르손 총리는 “방산과 원전 등의 분야에서 호혜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도 양자 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은 경제, 에너지, 미래세대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 서의 협력이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고 있음을 주목하고, 한일·한미일 간 안보협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공감했다. 또 양국 간 상호관심사에 대해 소통하고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는 만큼, 외교당국 간 원활히 준비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한일 양국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은 체코,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 4개국 정상과 신규 원전 협력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특히, 체코에서 이달 중으로 신규 원전 4기 건설의 입찰 결과가 발표된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